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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尹대통령, '정치' 언급 자제하고 '낮은 자세' 강조했다


입력 2022.08.17 15:26 수정 2022.08.17 20:01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서두 강조

지지율 하락 질문에 "민심 겸허하게 받들 것

국정 운영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국민 뜻

숨소리 하나 안 놓칠 것…분골쇄신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의 뜻을 더욱 살피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민감한 정치적 질문에는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경제와 민생 문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회견은 총 54분간 진행됐다. 21분간의 모두발언을 통해 취임 100일 동안 국정 운영을 하며 느꼈던 개인적 소회와 취임 후 이뤄낸 성과, 향후 비전 등을 언급한 뒤 33분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서두에서부터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그동안 국민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는데 늘 국민의 뜻을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게 중요하다. 여러가지 지적 사항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라며 "조직과 정책과 과제들이 작동되고 부연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 했다.


취임 후 줄곧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것과 비교해 달라진 자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두발언 말미에도 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받들겠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할 것"이라 거듭 설명했다.


취임 100일간 성과 알리는 데 집중
"문재인 정부 소주성·탈원전 폐기
세제 정상화, 집값·전셋값 안정화"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한편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 발언의 대부분을 지난 100일간 윤석열 정부의 정책적 성과를 알리는 데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었던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의 폐기를 주요 성과로 꼽았고, 세제 정상화 및 법인세 정비, 집값·전셋값 하향 안정화 등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소주성'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하고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 중심,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며 "민간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민간 스스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왔다. 기업과 주체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정부 역할"이라 설명했다.


또 "지난달 말 기준 정부는 1004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관리하고 있으며 140건은 법령 개정 등 개선 조치를 완료했다. 직접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도약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 나갈 것"이라며 "법인세제를 정비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는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며 국민들의 주거 불안이 없도록 수요 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 복지 강화에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정치 현안 관련 언급 최소화…與 질문에 말 아껴
"이준석 비판, 민생 매진하다 보니 발언 못 챙겨
다른 정치인들 정치적 발언에 논평 남긴 적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 대통령은 경제·민생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과 달리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내부 문제 등 민감한 정치 현안에 있어서는 즉답을 피하며 방어적 답변을 내놨다.


그는 최근 당 지도체제 전환과 함께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달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날 회견에서 경제나 북한 문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고, 정치적 현안에 대한 부분은 해당 내용이 유일했다.


'언론 소통'도 강조…도어스테핑 지속 의지 보여
"있는 그대로 모습 보이고 비판받는 새로운 문화
계속되는 과정 속 국민 이해하고 미흡한 점 개선"
모두발언 尹이 직접 준비…질의응답도 자유롭게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 대통령은 향후 언론과의 활발한 소통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으로 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는데, 답변·태도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속하겠다"라며 "대통령 중심제 국가라고 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가 중에 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그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하지만 국민들께 제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받는, 그런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계속되는 과정에 국민들이 이해하시고 미흡했던 점이 개선될 것"이라 바라봤다.


이날 회견 모두발언은 회견 직전까지 윤 대통령이 직접 수정·보완하며 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또한 사전에 질문 주제에 대한 조율이나 제한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자신의 의중을 소상하게 설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논쟁이 될 만한 이야기는 한 게 없었고, 전체적으로 평이한 기자회견이었다고 본다.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논쟁거리가 될 만한 내용은 의도적으로 자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문제 등에 있어 구체적인 대안이나 해법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운 점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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