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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선 초반부터 독주…'3배 표차'에 97 단일화 무용론 확산


입력 2022.08.08 00:00 수정 2022.08.08 07:58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李, 1주차 누적 득표율74.15%…'어대명' 입증 평가

박용진 20.88% 강훈식 4.98%…李의 3분의 1 수준

대의원 투표 등도 남아 있어 "압승 장담 이르다" 말도

朴·姜, 반전 카드는 '글쎄'…단일화 시각차도 여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입증'.


6~7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1주차 지역 순회경선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경선 초반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상대 후보를 앞서 나면서,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뾰족한 반전 카드가 보이지 않는 한 이 후보의 독주 체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역 순회 2일차인 7일 제주와 인천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각각 70.48%, 75.40%를 득표했다. 전날 강원과 대구·경북 경선 결과를 합치면 이틀간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74.15%다. 이는 박용진 후보(20.88%), 강훈식 후보(4.98%)의 누적 득표율을 합한 것보다도 3배가량 높다.


대구·경북은 이 후보의 고향이고, 인천은 이 후보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이 후보가 강세인 지역부터 경선을 시작해 예상됐던 결과라는 말들이 나오지만, '이재명 대세론'을 꺾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이 후보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지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과분한 지지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물론 이 후보의 압승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권리당원 총 110만명 가운데 이들 5개 지역 권리당원은 약 10%인 11만5000여명에 불과하며, 이틀간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은 총 4만4971명밖에 되지 않는다. 1년 전 전당대회 때 69만4000여명의 권리당원 중 29만6000여명이 투표했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5배가 넘는 유권자의 투표가 남은 셈이다.


게다가 전체 선거인단 비중의 30%에 달하는 대의원 투표와 25%를 차지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경선 중후반부에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의 결과만으로 표심 향방을 예측하는 건 섣부르다는 것이다. 특히 대의원 투표의 경우 조직표가 작용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조직이 약한 이 후보가 해당 투표에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후보도 "아직도 개표 중반이고 특히 권리당원 외에 우리 대의원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용진(왼쪽)·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인천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용진(왼쪽)·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인천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의 대세론이 확인되자, 박 후보와 강 후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대선 경선에 출마하면서 인지도를 쌓아온 박 후보는 '이재명 때리기'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이틀간 2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확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원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후보의 생각이다. 박 후보는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후보가 앞서나갈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주에 있을 국민 여론조사와 부산·울산·경남, 충청 지역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뭔가 기폭제가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단일화다. 아직도 단일화와 관련된 기대를 접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반이재명계 결집을 위한 행보로도 반등을 노릴 전망이다. 그는 8일 오전 당 사당화 방지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에는 박 후보 직속 기구인 '불평등 해결을 위한 포용과 연대회의' 발대식을 개최한다.


'이재명 때리기'보다 '파격'을 강조하며 세대교체 여론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 후보는 두 후보보다 인지도가 낮은 탓에 더 고전하는 모습이다. 강 후보는 "전국 선거가 처음인 저에게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 영남과 충청을 돌며 새로운 바람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강 후보는 '97주자 간 단일화'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더 많은 득표를 해야 나머지 문제도 다 가능해질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단일화를 통해 표를 한 곳으로 몰아준다해도 파괴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박·강 후보의 정치적 노선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면서 "이 후보의 대세론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설사 단일화가 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겠나.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해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도 방문한다. 경남 지역 당원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친노·친문 표심 구애 전략으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송갑석·정청래·윤영찬·고영인·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송갑석·정청래·윤영찬·고영인·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후보 ⓒ뉴시스

한편, 최고위원 투표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친명계인 정청래 후보는 누적 득표율 28.4%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명계인 고민정 후보는 득표율 22.24%로 정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3~5위권은 박찬대 후보(12.93%), 장경태 후보(10.92%), 서영교 후보(8.97%)로 모두 친명계다. 비명계 윤영찬 후보(7.71%), 고영인 후보(4.67%), 송갑석 후보(4.16%)가 뒤를 이었다.


첫주 순회경선을 마친 민주당은 2주차 부산·울산·경남(PK)과 충청권, 3주차 호남, 4주차 수도권을 거쳐 오는 28일 서울에서 최종적으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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