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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1


입력 2022.07.06 04:04 수정 2022.07.04 08:29        데스크 (desk@dailian.co.kr)

주사파, 2022년 현재 매우 유해로운 영향 미치고 있어

첫째. 5.18 북한군 개입설…근거가 비상식적

둘째. 황장엽 주장 5만명 간첩설…상당했으나 과장

민주당 의원 70명 정도가 운동권 출신…대다수 학생시절 주사파

North Korean propaganda poster with Kim Il Sung.ⓒ Getty Images: Eric Lafforgue North Korean propaganda poster with Kim Il Sung.ⓒ Getty Images: Eric Lafforgue

필자는 95~2005년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이었다. 범민련은 주사파를 상징하는 조직이다. 통혁당이나 민혁당이 지하조직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정체를 알기 어렵다면 범민련은 매년 8월 통일대회를 개최하며 공개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2019년 조국 사태를 계기로 주로 중도우파 포지션에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주사파와 관련한 이런저런 주장을 듣곤 한다. 터놓고 말하면 거의 대부분 부정확한 내용이다. 대다수는 기초적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불순한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들이다.


주사파는 2022년 현재 매우 유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을 존경한다는 말들이 그러하다. 필자는 주사파가 미치는 악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일차적으로 주사파와 관련한 부정확한 내용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몇 번에 걸쳐 주사파 문제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주장을 바로잡고자 한다.


첫째. 5.18 북한군 개입설이 있다. 나는 북한군이 5.18에 개입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하려면 나름의 근거를 대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행정부의 기밀문서가 해제되어 거기에 이러저러한 내용이 있다 정도는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5.18 당시 사진과 북한군 사진을 비교했더니 양자가 유사하다는 식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비상식적인 내용이다.


문제는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에 쓸데없는 인력이 낭비되고 있는 점이다. 한번은 20대 후반 청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청년은 5.18 북한 개입설을 신빙성 있게 주장했다. 나는 내가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이었음을 밝히며 5.18 북한 개입설보다는 신영복 원훈석 문제 등에 보다 관심을 갖자고 설득했으나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청년이 보기에 북한군 개입설이 훨씬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둘째. 황장엽이 주장한 5만명 간첩설이다.


90년대 초반 주사파의 전성기에 여러 개의 간첩 조직이 존재했다. 민혁당.중부지역당.구국전위.왕재산.일심회 등등인데 이들 중 노동당에 입당한 간첩은 10~20여명 정도이다. 민혁당의 김영환과 중부지역당의 황인오 등이다. 김영환, 황인오 등이 북한과 연계된 간첩임을 알면서 조직과 활동을 이어간 간첩에 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까지 합치면 수십 명 많으면 100여명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한편 민혁당과 중부지역당의 휘하에서 김영환, 황인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사람이 수천명은 될 듯 하다.


보통 간첩이라고 하면 노동당에 가입했거나 상부선이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활동한 경우이다. 위에서 첫 번째, 두 번째 경우인데 이 정도라면 간첩은 많아야 몇 백명 정도이다. 반면 민혁당과 중부지역당의 영향력하에 있으면서 활동한 경우라면 간첩이라고 분류하기 애매하다. 이들은 법적으로는 간첩이 아니다.


황장엽이 북한에 있을 때 후자까지를 포함해 간첩으로 분류하고 이를 뻥튀기했다면 90년대 초중반 한국에는 많은 간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5만명은 과장이다. 황장엽은 주로 사상분야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 간첩의 규모와 숫자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에 있을 때 대남담당 부서 관련자들이 말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들은 정도일 것이다. 결론을 말한다면 90년대 초중반 시점에 북한의 영향을 받는 주사파의 숫자가 상당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 규모가 5만명이라는 것은 과장이다.


주사파의 전성기는 90년대 초중반이다. 이 때 활동했던 민혁당.중부지역당 등의 간첩조직은 2000년대까지 대부분 적발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공안기관은 자기의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번의 전성기는 2010년대 통진당이다. 이 또한 정당이 해산되면서 북한과 연계된 노골적인 주사파는 크게 위축되었다.


주사파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이 북한과 연계되어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다. 최근 적발된 충북지역 간첩단 사건에서 보듯이 북한과 직접 연계된 주사파는 거의 고립되었다. 실제로 충북지역 간첩단 사건은 조직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수준이다. 여전히 이들에 주목해야 하지만 모든 것을 그와 연결 지어 문제를 삼는 것은 방향 착오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과 직접 연계되어 있지 않지만 주사파와 유사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민주당 국회의원 중 70명 정도가 운동권 출신인데 거의 대다수가 학생시절 주사파였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180명 정도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신영복을 존경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신영복은 서열이 매우 높은 통혁당 장기수였다.


이런 사례는 현재 북한과 연계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들의 현재가 과거 주사파 경력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 이 경우 주사파 또는 북한과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면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럴 경우라면 그들의 과거 행적과 현재 그들의 행보가 내용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사실과 다른 극단적인 주장은 여론의 지지와 호응을 받을 수 없다. 문제는 우리 사회 일부에 자극적인 주장을 통해 유튜브 조회수를 늘리는 등의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그런 주장을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들 중 문제라고 생각되는 주장을 나열하면 문재인 주사파설, 이재명과 경기동부 관계, 이재명과 한총련, 한명숙 부인 박성준 관련 문제, 전장연 주사파설, 김영환 위장 전향설 등인데 필자가 보기엔 거의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다음 지면에 이들 문제를 차례로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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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민경우 시민단체 대안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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