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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국가란 무엇입니까 [송오미의 여의도잼]


입력 2022.06.28 07:00 수정 2022.06.28 05:03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위해'대통령기록물 공개' 요청안을 들고 당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위해'대통령기록물 공개' 요청안을 들고 당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우선 과제 중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 먹고사는 문제가 얼마나 급한데 이게 왜 현안이냐."(6월 17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발언)


"국민은 '이게 무슨 짓이냐'(라고 한다). 지금 민생이 이렇게 힘든데 아무것도 아닌 내용을 가지고…"(6월 20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22일 서해상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소각된 사건을 두고 여야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민주당에서 쏟아진 말이다. 이 같은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의 '충격적인 발언'에 정치권 안팎에선 "국가의 역할을 망각한 망언"이라는 비판이 빗발쳤다.


우 위원장(4선·서울 서대문구갑)과 설 의원(5선·경기 부천시을)의 발언은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한데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 진실 규명은 시간 낭비라는 말로 들린다. 설 의원은 '논란의 발언' 직후 "죄송하다. '아무것도 아니다'는 내용은 생략한다"고 황급히 수습했지만, 그가 평소 이 사건을 바라보는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 위원장은 또 "그분(이 씨)의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냐"고도 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생명 보호가 일차적이다. 국민 개개인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를 틈만 나면 외치는 민주당에서 이런 발언들이 나왔다는 게 충격적이다. 게다가 유독 북한과 연관된 문제에 대해선 인권의 '인'자도 꺼내지 못하는 민주당의 변하지 않는 모습에 거듭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백번 양보해서 국민의 생명 보호보다 '민생'이 더 중요하다고 치자. 민주당은 '삼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악재'에 맞닥뜨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가. 민주당은 대선·지방선거 패인 분석 및 혁신 방안 논의를 위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민주당은 워크숍을 마친 뒤 결의문을 내고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을 위해 하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워크숍 난상토론의 대부분은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를 둘러싼 논쟁으로 채워졌다.


이대진 씨의 형 이래진 씨는 27일 우 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논쟁과 쟁점은 대한민국 정부가 과연 그때 무엇을 했는가"라며 "국가로서 할 일을 했는가 안 했는가, 국민을 살렸느냐 못 살렸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생의 희생은 비극적이고 안타깝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나라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 이유가 없다. 민주당에게 묻고 싶다. "당신에게 국가란 무엇입니까?"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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