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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알콜 맥주시장 더 커진다”…수제맥주 업계도 ‘출사표’


입력 2022.06.28 07:36 수정 2022.06.27 15:0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과거 틈새시장 평가→트렌트 변화로 소비층 확대

시장 선점 위한 경쟁 치열…“제품 점차 다양화”

향후 2000억대까지 성장…품질 갈수록 업그레이드

오비맥주 카스 0.0는, ‘진짜에 취하는 시간’ 캠페인을 펼쳤다. ⓒ오비맥주 오비맥주 카스 0.0는, ‘진짜에 취하는 시간’ 캠페인을 펼쳤다. ⓒ오비맥주

여름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논알코올 음료(무알코올·비알코올)’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대기업 주도로 논알코올 맥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올해는 수제맥주 업계도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곰표맥주’로 유명한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맥주는 전북 익산 신공장에서 생산한 비알코올 맥주 ‘넌강서’, ‘넌한강’, ‘넌곰표’ 등을 이르면 한 달 내로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수제맥주 기업 제주맥주도 내달 비알코올 맥주 ‘제주누보 0.5’를 선보인다.


그동안 주류 및 음료시장에서 논알콜 맥주는 틈새시장으로 평가 받아왔다. 임산부 등 알코올 섭취가 제한되는 특정 소비층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 주류 음용 트렌트 변화에 따라 소비층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81억원이었던 국내 논알코올 맥주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4조원이 넘는 일반 맥주시장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향후 3~4년 내 20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취하기 보다 즐기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이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건강, 운동, 다이어트 등 몸을 생각하는 웰빙 트렌드와 음주운전 단속 강화 등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려 앞으로도 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논알코올 맥주맛 음료가 밍밍하다는 평이 많았으나 지속적인 품질 업그레이드로 수준이 향상된 점이 소비자 손길을 이끌고 있다”며 “언택트 소비가 늘어났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온라인으로 대량 구매가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칭따오 논알콜릭 500ml 캔 제품 컷 ⓒ칭따오 칭따오 논알콜릭 500ml 캔 제품 컷 ⓒ칭따오

과거 이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와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시장을 양분해 왔다. 그러나 기업 간 불 붙는 ‘논 알코올 음료’ 경쟁으로 이제는 주류시장 내 하나의 장르로 발전했다는 평가다.


‘하이트제로 0.00’는 2012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9000만캔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78%로 뛰며 탄력이 붙었다. 올해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성장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비맥주의 ‘카스 0.0’도 2020년 10월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온라인 누적판매량이 400만캔을 넘어섰다.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로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분리하는 ‘스마트 분리공법’을 적용해 도수를 0.05% 미만으로 낮췄다.


롯데칠성음료은 지난 2017년 출시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지난해 10월 리뉴얼했다. 이어 올해 3분기에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다. 향후 소비자 평가 및 시장 반응에 따라 구체적인 마케팅에 착수할 예정이다.


논알코올 음료는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2009년부터 관련 맥주를 출시하며 시장을 형성한 일본은 기린을 필두로 산토리·아사히·삿포로 등에서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현재 시장규모가 800억엔(약 7538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체 맥주시장에서도 약 5%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국내서도 논알콜 맥주가 시장의 반응을 얻으면서 관련 제품의 출시도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비맥주는 지난달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 제로’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버드와이저 제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같은 날 칭따오 역시 ‘칭따오 논알콜릭’ 500㎖ 캔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신제품 ‘칭따오 논알콜릭’의 올 1분기 국내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약 52% 증가했다.


다른 인기 수입맥주 브랜드 하이네켄도 지난달 1일부터 국내에 논알코올 맥주 ‘하이네켄0.0’을 150㎖, 330㎖, 500㎖캔과 330㎖병 등 총 4종으로 확대했다. 하이네켄0.0은 이미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94개국에서 판매하며 논알콜 맥주 시장 점유율 1위(1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논알코올 맥주가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급격히 변화한 음주문화의 영향이 크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혼술·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볍게 음주를 즐기려는 문화가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음료로 구분돼 일반 주류와 달리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알코올 도수가 1% 이하면 무알코올 혹은 논알코올(비알코올)로 표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논알코올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1인 당 주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 시장에 편입되지 않은 소비자에 대한 접근이 더욱 필요한 시점에 도래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논알코올 맥주의 경우 맥주맛을 즐기고 싶지만 칼로리, 알코올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소구가 가능하다”며 “온라인 판매 역시 소비자 편의 증진으로 이어져 기업들은 저도화, 다양성 추구 등을 통해 비주류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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