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연예인 책 출간 꾸준히 증가
위로·희망 메시지 담은 에세이 봇물
한 때 ‘아이돌셀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연예인의 책읽기가 판매 부수 증가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출판 시장에서도 ‘스타 파워’가 작용하는 것이다. 이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던 것을 넘어 연예인들이 책을 쓰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직접적으로 출판계에 영향을 미쳤다. 더구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런 현상이 더 도드라진다는 결과도 나온다.
청춘 에세이 '아끼고 아낀 말' 저자 겸 가수 정세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예스24의 연예인이 쓴 도서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출간 종수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4종, 2019년 23종, 2020년 33종, 2021년 58종이 출간됐다. 올해도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이찬혁 ‘에일리언’, 장재인 ‘타이틀이 필요할까’, 김영철 ‘울다가 웃었다’, 장기하 ‘상관없는 거 아닌가?’ 등 5월까지 26종이 출간되면서 전년과 비슷한 종수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거 연예인들의 책이 대부분 화보 위주거나 패션, 뷰티, 외국어 학습서 등의 주제를 주로 다뤄왔던 것과 달리 최근 출판되는 책들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책들이 주를 이룬다. 이 같은 종류의 에세이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최근 발매 도서가 에세이에 집중해 있다는 점을 두고 소설이나 전문 서적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는 이유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연예인 에세이의 특징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쓴다는 점이다. 때문에 연예인들이 다른 장르의 책보다 에세이 출간을 선호한다”고 봤다.
연예인의 에세이 분야는 2018년 9종, 2019년 13종, 2020년 21종, 2021년 45종 그리고 올해 5월까지 23종이 출간됐다. 판매량 역시 2019년 전년 대비 118.9% 크게 증가했고 2020년에도 전년 대비 124.4%가 증가했다. 2021년엔 전년 대비 40%가량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지만 앞선 2년 동안 총 200%가 넘는 갑작스러운 증가세를 보였던 것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연예인의 에세이 열풍을 두고 한 기획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연예인들은 타인에게 지식이나 경험을 알리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 특히 방송이나 노래 등을 통해서 자신의 일부분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책은 인생 전체를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에 활용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저자 스스로가 홍보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전체 년 동기간 대비 판매 증가율과 출간 종주. 단, 2022년 상반기 판매량 추이는 전년 1~5월 대비 증가율 ⓒ예스24 제공
2021~2022년 연예인 책 판매량 TOP10ⓒ예스24
특히 코로나19 이후 연예인들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스윙스의 ‘히트’(HEAT)(2020.11)는 지난해 11월 출간 당시 교보문고(2020년 11월 09일~11월 15일 기준) 1주일간 가장 많이 판매된 책 순위 4위를 차지했고, 안재현의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2022.06)은 출간 일주일 만에 예스24 명사·연예인 에세이 부문 9위에 랭크되며 베스트셀러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장명숙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2021.08), 양희은 ‘그러라 그래’(2021.04),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2020.05),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2020.08) 일부 팬덤의 소비만으론 불가능한 종합 베스트셀러에도 연예인들이 쓴 책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점 역시 이런 연예인의 심리와 대중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독자들이 코로나19 이후 전문가나 교수 등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전문적인 이야기 보다, 호감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의 말에 더 큰 위로를 받는다”면서 “뿐만 아니라 자신이 알던 스타의 꾸며졌던 방송에서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연예인 서적의 인기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출간된 연예인 에세이 중에서는 삶의 성찰을 통해 세상에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경우가 많았다. 악성림프종 투병 이후 얻은 깨달음을 통해 삶에 대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 허지웅의 ‘살고 싶다는 농담’, 아티스트로서 쌓아온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 등이 그 예다.
김유리 예스24 에세이 MD는 “방송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팬들과 또 하나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연예인의 에세이 출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스타의 성공 스토리를 넘어 삶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낸 연예인 에세이는 팬 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내며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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