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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넘어 직접 제작까지…‘틱톡’ 속에 부는 뮤지컬 콘텐츠 새 바람


입력 2022.05.27 08:01 수정 2022.05.26 11:3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틱톡(TikTok)은 2016년 9월 탄생한 이후 15초 전후의 숏폼 콘텐츠 전문 유통 플랫폼으로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소셜미디어 서비스로 급성장했다. 출시 5년여 만에 국내는 물론 해외 음원차트까지 움직일 정도의 영향력을 갖게 됐고, 이젠 영화·드라마 등도 틱톡을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도 있다.


'라따뚜이 : 더 틱톡 뮤지컬' ⓒ틱톡 '라따뚜이 : 더 틱톡 뮤지컬' ⓒ틱톡

단순 후기에 그쳤던 뮤지컬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틱톡에서 사용자,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춤과 노래 등의 콘텐츠가 모여 실제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나오면서 문화예술업계에서도 틱톡을 통한 새로운 창작물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 디즈니 팬이 틱톡에 올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2007) 관련 노래 영상 한편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뮤지컬 제작사인 씨뷰(Seaview)는 올해 초 ‘라따뚜이: 더 틱톡 뮤지컬’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공개하는 일회성 자선행사를 개최했다.


이 온라인 뮤지컬은 소소한 영상 하나로부터 시작됐다. 발단은 뉴욕의 초등학교 교사이자 디즈니 광팬인 26세의 에밀리 제이콥슨의 틱톡 영상이다. 그녀는 지난해 8월 아파트를 청소하며 라따뚜이의 주인공 레미를 주제로 작사·작곡한 노래를 부른 뒤 해당 동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그로부터 2달여 후, 뉴욕의 작곡가 대니얼 머츠러프는 제이콥슨의 영상을 각색 및 편곡해서 디즈니 뮤지컬 피날레처럼 업그레이드된 영상을 만들어냈다. 이 동영상은 조회 수 100만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분장, 무대 디자인,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 수천 개의 후속 동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무대에 오르지 못한 연극 전공의 학생부터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한 것이다. 서로의 노래와 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세트 아이디어를 디자인하는 등 최근 몇 달 동안 뮤지컬 팬들과 재능 있는 실력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이에 뮤지컬 제작사 씨뷰는 틱톡 크리에이터들의 도움을 받아 뮤지컬 제작에 돌입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제스 시스윅이 디자인 한 라따뚜이 아트워크는 메인 포스터로 채택됐으며, 슈박스 뮤지컬스는 ‘레미제라블’ 스타일의 턴테이블을 갖춘 소형 뮤지컬 세트를 만들었다. 또 다른 틱톡 유저이자 인형술사인 브랜든 하디는 레미와 친구 쥐들을 위한 의상을 만들기도 했다.


공식 뮤지컬이 아니지만 당시 브로드웨이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실상 휴업 상태였던 터라 디즈니도 큰 관심을 보였다. 디즈니는 내년 1일 상연되는 뮤지컬에 대해 “전례 없이 어려운 시기에 배우들에게 도움을 준 모든 온라인 극장 제작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자선 공연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영상은 72시간 동안 35만뷰를 기록하며, 총 200만 달러(한화 약 22억원)의 자선기금을 모았다.


‘라따뚜이 : 더 틱톡 뮤지컬’이 화제가 되자 가수 애비게일 버로우는 넷플릭스의 ‘브리저튼’을 틱톡 뮤지컬로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애비게일의 영상들 역시 등장인물인 다프네, 엘로이즈, 페넬로페 등의 캐릭터의 노래를 공개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제작사나 극장이 주최가 돼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웹콘텐츠들이 코로나 시대 여럿 탄생했다. 대표적으로 EMK엔터테인먼트의 ‘킬러파티’나 예술의전당이 선보인 ‘플레이클립스’ 등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뮤지컬 배우들이 틱톡커로 활약하며 뮤지컬 넘버를 패러디하거나, 새로운 뮤지컬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영상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틱톡 뮤지컬’이 하나의 장르가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틱톡 뮤지컬’은 일면식이 없는 타인이라도 함께 작품을 만든다. 특히 작품에 관심이 있는 유능한 크리에이터들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2차, 3차 콘텐츠를 확장·재생산해내는 방식은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놀이문화처럼 활용되고 있다”면서 “당장 ‘틱톡 뮤지컬’이 공연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공연계에서도 하나의 마케팅으로 활용하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 공연계가 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만큼 틱톡 등을 통한 새로운 창작물 제작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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