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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손석구 "장첸과 차별화, 시도조차 안했다"


입력 2022.05.23 08:40 수정 2022.05.23 08:4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범죄도시2' 5일 만에 300만 돌파

'범죄도시2'가 개봉 5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함박웃음을 안겼다. '나쁜 놈은 그냥 잡는다'라는 영화가 말하는 간단한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강한 통쾌함을 안겼다. 주먹 한 방으로 범인을 때려눕히는 마석도(마동석 분)에게 관객들이 더 열광할 수 있는 이유는 '잡고 싶게' 만드는 강해상을 연기한 손석구의 몫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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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손석구는 베트남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하고 협박하는 강해상 역을 맡았다. '범죄도시'의 팬이었던 손석구는 전편의 장첸의 존재감 못지않은 빌런 연기로 관객들을 긴장시키게 만들었다.


"제 역할은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통쾌한 액션을 통해 악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됐죠. 저는 관객이 마석도에 빙의될 수 있도록 충실히 행하자란 마음이었어요."


손석구는 강해상을 연기하기 위해 외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썼다. 강해상은 '울분'이 많은 인물이라고 해석해, 스태프들과 많은 회의 끝에 만들어졌다.


"복잡하지 않고 통쾌한 영화기 때문에 직관적이고 보는 맛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외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피부 톤을 어떻게 할지, 머리를 기를지, 말지 등 분장, 의상 피팅 같은 걸 여러 번 했고 살도 찌웠어요. 태닝도 1년 정도 했고요. 피부가 많이 상하기도 했어요. 내적으로는 제가 가장 혈기왕성할 때 가졌던 울분과 화가 가득한 시절을 떠올리려고 했어요."


'범죄도시2'는 2017년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은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손석구가 기존에 꾸려져 있는 팀에 새롭게 합류한 셈이다. 손석구는 마동석을 중심으로 자유분방하고 끈끈한 '범죄도시' 팀만의 분위기에 매료됐다고 고백했다.


"마동석 형이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답게 녹이는 법을 잘 알고 있어요.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시나리오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에서 태어나는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들을 믿고 가더라고요. 꼭 감독님만 주가 되는 게 아니라, 촬영 감독, 스크립터, 무술감독님, 스태프, 배우 등 누구나 다 와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어요. '범죄도시' 만의 그런 유기적인 문화가 있더라고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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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는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의 촬영을 위해 필리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진행된 '범죄도시2' 언론시사회, 14일 15일 열린 프리미어 유료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개봉한 한국 영화를 향한 뜨거운 반응을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완성본은 꽤 전에 봤어요. 시작하면 100미터를 전력 질주로 달리는 느낌이었죠. 시사회 때 너무 가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반응이 좋다는데 아직 현실감은 없어요. 너무 오래 기다린 작품이라 한국 가서 빨리 그런 광경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요."


전편 '범죄도시'는 윤계상이 연기한 조선족 빌런 장첸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니 내 누군지 아니', '혼자 왔니'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윤계상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에 2편의 빌런을 연기하게 된 손석구를 향한 기대가 커졌다. 손석구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장첸과의 차별점'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손석구는 전편과 별개의 작품이라 생각해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단다. 그러니 차별화를 꾀할 필요도 없었다.


"2편이지만 하나의 독립된 영화라고 생각하고 찍었어요. 그래서 부담은 없었죠. 주변에서 '주연이야?', '장첸보다 잘해야겠네'라는 말을 듣긴 했어요. 근데 똑같은 시나리오를 보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시나리오도 다르고 인물도 다르기 때문에 그냥 늘 해왔던 것처럼 임했어요. 차별화를 두려는 생각 자체를 안 했어요. 차별화를 두려고 하면 그건 온전한 강해상이 아닌 장첸의 강해상이 되겠죠."


현재 손석구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로도 대중과 만나고 있다.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의 작품으로, 손석구는 외진 산포시 마을의 외지인 구씨 역을 맡았다. 구씨는 염미정(김지원 분)과 가까워지며 서로를 해방시켜주며 평범하고 쓸쓸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상반된 캐릭터가 같은 시기에 나와 보시는 분들이 느끼는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만약 '범죄도시2'와 '나의 해방일지'가 1년의 텀을 두고 나왔으면 그런 재미는 없었을 테니까요. 제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재미 포인트가 생긴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처음에는 작품 텀이 길어져 버리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조급했는데 그만큼 지금 두 배로 즐기고 있어요."


손석구는 지난해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언프레임드'에서 단편 영화 '재방송'을 연출한 것을 두고 '최선의 선택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직까지도 이 생각은 유효하며 다시 자신의 글로 메가폰을 잡고 싶다.


"연출은 더 나이 먹었을 때 노후 옵션을 만들어놓은 것 같았죠.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해보면서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무조건 할 겁니다. 지금도 글을 빨리 써야 하는데 촬영이 바빠서요. 금년에 하나 하고 싶어요."


'범죄도시'에서 주연 배우뿐 아니라 뒤에서 기획과 제작까지도 겸하고 있는 마동석은 그를 향해 '너랑 나는 피가 같아'라고 칭하며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마동석 형과도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작자로서 모니터 뒤에서 수많은 걸 체크해요. 시간 날 때마다 저를 옆에 앉혀놓고 '나중에 연출도 하고 제작도 해야지'라면서 영화인으로 할 수 있는 걸 다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과외 받는 느낌이었어요. 배우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손석구는 '범죄도시2'와 '나의 해방일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들뜨지 않으려 한다. 그저 흔들리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는 그냥 늘 제 것을 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나 자신에게 스스로 솔직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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