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초 악수·어깨동무·이재용…한미 정상 첫 만남 눈길 모은 '포인트'

향후 한미관계 이끌 두 정상 첫 만남

외교부장관 영접해 '국빈 방문' 예우

22초간 손 놓지 않으며 반갑게 인사

팔과 어깨 두드리며 친근한 '스킨십'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향후 한미관계를 이끌어나갈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처음으로 만남을 가졌다. 두 인사는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연신 악수와 어깨동무 등 스킨십을 통해 친근감을 표현했다. 이날 주 무대가 삼성 평택 반도체 공장이었던 만큼, 이들의 안내를 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도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22분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해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방문이 '공식 방문'이었기에 통상 차관급이 나가 영접을 하는 게 관례이지만 박진 외교부장관이 직접 현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하며 사실상 '국빈 방문'의 예우를 했다.

박진 장관의 환대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리무진을 타고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이 도착하기 20여 분 전부터 공장에 도착해 그를 기다렸다. 윤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악수를 나누며 "진작에 왔어야 했는데"라 말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착 후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잡은 손을 약 22초 가량 놓지 않으며 대화를 나눴고, 이후 함께 기념 촬영에 임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팔과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모습이 보였고,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며 그의 등에 가볍게 손을 올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재용 안내로 삼성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세계 최초 양산 3나노미터 웨이퍼에 서명
어깨동무하며 대화 나누고, 직원에 농담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1㎚는10억분의1m) 반도체 웨이퍼에 함께 서명한 양국 정상은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도 동행하며 포인트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영어로 공장 전반에 대해 설명했고,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이를 윤 대통령에게 통역했다.

한 공장 시설 앞에서는 양국 정상이 멈춰선 채 5분여 간 기술자의 영어 설명을 청취했다. 설명이 끝나자 바이든 대통령이 "Thank you"라 언급했고, 윤 대통령 또한 엄지를 들어보이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시찰이 끝나고 양국 정상이 함께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재차 윤 대통령과 어깨동무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출구 쪽에 서 있던 삼성 직원들을 향해 윤 대통령이 먼저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나중에 백악관으로 한 번 오라"며 농담을 던졌다.

공동연설서 '기술동맹' 중요성 일제히 강조
尹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의미 되새겨
오늘 계기로 한미관계 경제안보 동맹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연설을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발언대로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진 공동연설에서 양국 정상은 일제히 한미동맹, 특히 첨단기술 분야 협력과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기술동맹'의 중요성을 외치며 양국의 우호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인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또 "저는 반도체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고 생각하며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께서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뿐 아니라 미국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져달라"며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글로벌 공급망 확보 필요성 한층 부각
가치 공유 한국과 협력해 공동의 번영을 증진
한미동맹은 역내·세계평화·번영의 중심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우리 양국은 세계 최고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고, 이 공장이야말로 바로 그 증거다. 이 공장은 한미 양국이 국제경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됐고, 이것이 확보돼야 우리의 경제·국가적 안보가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들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같은 국가들과 협력해 공급망 회복력을 높여야 장기적인 회복성을 개선할 수 있고, 공동의 번영을 증진할 수 있으며, 우리 국민들이 21세기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최선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서로에게 투자하고, 우리의 사업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양 국민을 더욱 더 화합시켜야 하는 그런 순간"이라며 "윤 대통령과 나는 이번 방한 기간 중 많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 수개월 수년에 걸쳐 두고두고 논의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역내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용, '영어 연설' 통해 양국 정상 소개
"삼성, 해외 기업 처음 美서 반도체 생산
우정 소중…앞으로도 강력한 관계 기대
한국과 미국, 전세계 삼성 팬에게 감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양국 정상에 앞서 단상에 올랐던 이재용 부회장의 영어를 통한 연설과 두 인사 소개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25년 전 삼성은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 저희에게 이 우정은 매우 소중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강력한 관계를 이어나가길 기대하는 바"라 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반도체는 세계의 엔진으로 모두를 위한 성장과 기회의 동력이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인터넷과 그 대대적인 지식 데이터베이스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비즈니스의 생산성을 모든 측면에서 발전시켜 나간다"라며 "이러한 혁신은 여러분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에 한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의 삼성 팬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