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포트>진짜 나훈아를 찾는 유쾌한 난장

입력 2004.12.13 09:12  수정 2004.12.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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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팔도모창가수왕´ 진짜와 가짜 사이의 한바탕 소동

´나는 새´가 되고픈 ´나훈아´와 자신을 찾고픈 ´나운아´의 대결

짝퉁, 그들이 되고 싶었던 것은 진짜였을까?

연극 ‘팔도 모창 가수왕’은 제목에서부터 관객에게 많은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노래와 춤, 그리고 극을 이끌어가는 위트와 에피소드들의 적절한 조화 또한 지루한 느낌 없이 1시간 30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노래와 춤 속에 담긴 메시지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가짜가 진짜가 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 가짜가 어느새 자신이 진짜인 것으로 착각해 버리는 모습들. ‘팔도 모창가수왕을 보면서 놓치면 안 될 부분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 ‘나훈아’는 모든 영광과 돈을 버리고 첫사랑 순이를 찾아 떠난다. 그를 흠모하던 비서 보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새는 울어야 새가 아니라 날아야 새다”라는 말을 남기며.

이후 무대는 ‘에브리데이 오산’ 신문사로 이어진다. 이 삼류 신문사에 당대 최고의 스타 나훈아가 죽었다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다.

처음에는 허위제보로 의심했던 똥차장과 수습 한기자. 그러나 ‘한건’을 올리려는 두 기자는 나훈아가 5년 전부터 무대에 서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나훈아가 사망’이라는 특종 기사를 만들기에 이른다.

그러는 사이 비서 보보는 세간의 보도를 부정하며 궁리 끝에 결국 캬바레 모창가수 ‘나운아’를 진짜로 속여 무대에 올리기 위한 계략을 짜게 된다.

변두리 캬바레에서 취객들의 욕설과 얄팍한 빈 지갑에 울던 ‘나운아’는 보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나훈아’가 되기 위한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트레이닝 이후 그를 ‘짝퉁’이라고 경멸하며 죽이려던 나훈아의 광팬 마저도 그를 진짜 나훈아로 착각하는 일이 벌어진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져버리자 ‘나운아’는 자신이 ‘나훈아’인지 아니면 모창가수 ‘나운아’인지 아니면 과거의 초라했던 ‘이복남’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나훈아 팔도 모창대회’ 녹화날. 모창가수 ‘나운아’는 힘겹게 익힌 나훈아의 표정과 음색을 살려 공연을 펼치는데 행방불명됐던 나훈아가 무대에 나타난다. 첫사랑 순이와 함께.

마치 옹고집전에서 허옹과 진옹이 싸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두 나훈아. 이들은 서로 자신이 진짜라며 노래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

그 자리에서 비서 보보는 다시 나타난 나훈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놀라운 진실을 털어 놓기에 이르는데….

연극은 1시간 30분 동안 정신없는 웃음으로 관객을 이끈 후에 한마디 물음을 던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진짜는 무엇이냐고.

어느새 현대인의 생활에 일상이 되어버린 모방. 우리는 유행이나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서로 서로를 모방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곤 한다.

서로 베끼다 결국 비슷해지고 자신의 색을 잃어버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웃음으로 풀어낸 연극 ‘팔도 모창 가수왕’

내년 1월 2일까지 공연되는 ‘팔도 모창 가수왕’은 서울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921-0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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