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광주 북구 중흥동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특위와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광주전남감시단 회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협상 전면무효를 주장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앞두고 광우병 감염을 우려하는 국민적 불안이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등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달 29일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쇠고기 수입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비판여론에 못이겨 폐쇄된데 이어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여당의 주요 인사들의 홈페이지가 유탄을 맞고 있는데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다´는 청원이 2일 낮 12시 현재 51만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광우병 괴담´은 급기야 2일 오후를 기해 촛불집회 등 오프라인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모습이어서 ´반정부 여론´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판단미스가 문제를 더욱 확대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50만명 이명박 탄핵 요구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코너(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에서는 현재 ´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지난달 6일 부터 발의돼 2일 현재 51만 5000여명 가량이 서명을 한 상태다.
이 청원을 발의한 ID ´안단테´라는 네티즌은 "이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이 대통령은 국정에 성의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대운하 건설 추진, 영어몰입식 교육 추진으로 국가의 위신을 크게 추락시켰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약속했던 공약들을 대부분 변경 또는 삭제하고 국민들을 속인 것은 물론, 한미 FTA를 무개념으로 체결하여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를 국민에게 먹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과 국가와 자신의 자존심을 갖다 버리신 대통령 이런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이런 대통령을 밑의 서명한 국민들이 탄핵을 신청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다음 아고라 청원 코너에는 안단테가 발의한 청원 외에도 ´미 쇠고기 졸속협상 무효화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청원이 발의돼 17만여명이 서명했으며 국민주권수호 연대 실명 서명과 이명박 탄핵 공식카페를 통해서도 별도 서명이 진행중이다.
지난 대선일 다음사이트에 개설된 ´2MB탄핵연대´(http://cafe.daum.net/antimb)에는 현재까지 6만 2500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며 연대는 2일과 3일 저녁 7시부터 청계천 소라극장 앞에서 ´광우병으로 우리국민은 다 죽게 됐다´는 구호를 걸고 대대적인 촛불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카페지기인 ´소나기´는 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정부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광우병 괴담으로 치부하며 그렇게 해석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외국에서 나온 자료들을 가지고 그 바탕과 근거에 따라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앞으로 반대여론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나기는 그러면서 "이날만 집회에 1만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제 전화기로 격려와 집회 참여를 묻는 문의가 쉴 새 없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해 정부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반정부 여론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민심을 읽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쇠고기 문제 뿐만 아니라 갈수록 민생문제가 나왔을때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시절 탄핵열풍이 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탄핵´이라는 키워드는 같지만 그때는 국회에서 먼저 시작한 것이었고 이번에는 네티즌, 즉 국민적 저항이 있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며 "사실 그때는 정치적 탄핵의 성격이 짙었지만 이번에는 민생과 먹고사는 문제로 국민들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게 탄핵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냐를 논하기 보다는 집권초기 6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자체가 심각성이 있다"면서 "지난 총선 때 지지했던 정권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은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언제든 지지를 철회할 수 있고, 이런 부분을 읽지 못한다면 민심은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민심의 흐름을 안이하게 정치적 논리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내놓고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민심 못 읽는 ‘Mad cow 정권’
통합민주당과 진보신당 등 정치권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쇠고기 수입 비판 ´민란´에 귀를 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민심수습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쇠고기 졸속협상 무효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보안책을 내놓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 건강을 우리가 지키는 특별입법을 제정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며 특별법 준비를 지시했다.
그는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적극 찬성하지만, 이 통령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건강, 검역주권을 송두리째 내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은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오는 7일 열리는 쇠고기 청문회를 통해 국민적 불안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앞장설 것이고,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특별법 제정도 함께 검토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부대변인은 정 장관 발언에 대해 "무차별 쇠고기 개방으로 축산농가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분노와 불안에 떨고 있다"며 "값싼 쇠고기를 먹어야만 하는 서민의 고통과 불안을 이해할리 없는 부자정부, 이명박 정부의 태도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도 이날 낸 논평에서 "이명박 정부가 써내려갈 광우병 대재앙 서곡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직 사태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지금 인터넷 세상에서는 협상무효화 서명에 이어 대 탄핵요구 서명까지 ‘민란’ 수준의 비판여론의 들끓고 있는데 대통령과 정부만 귀 막고 듣지 않으려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관계부처를 동원해서 미국산쇠고기 안정성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광우병쇠고기수입 비판 국민여론에 가슴과 귀를 여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정례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광우병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수입 쇠고기의 광우병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그 실상을 알리는 것이 상당히 필요하다”며 “국민의 건강에 직접 관련이 있는 만큼 정부와 당이 함께 나서 적극적으로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리도록 하는데 노력하자”라고 당부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 또한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광우병에 대한 여론몰이 및 일부 방송에 의한 왜곡된 정보전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광우병이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은 논거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거의 선동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이는 국민들을 정신적 공황상태로 몰고 갈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농림수산식품부 및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이날 중에라도 기자회견을 갖고 광우병에 관한 정확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전달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관계 장관들은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알리는 한편 국민들에게 이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