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8월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순우리말로 3일을 뜻하는 ‘사흘’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당시 광복절 이후인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다수의 언론이 이에 대해 ‘사흘 연휴’라고 설명하자, 일부 네티즌들이 ‘사흘이면 4일을 쉬는 것이냐’라는 오해를 한 것이다.
웹툰 '전독시'·웹소설 '시맨틱 에러' 표지,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네이버웹툰, 리디북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했던 상황이다. 특히 스마트폰 등을 통한 영상 미디어에 익숙한 초, 중,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 사이에서 ‘문해력 저하’에 대한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가장 최근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읽기 영역 평균 학업성취도는 2009년 539.29점에서 2018년 515.72점으로 23.57점 하락했다.
글을 읽지 않고 영상 콘텐츠를 가까이 하는 성향이 문해력 저하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10대들은 글보다 영상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서량은 줄어들고 있다. 글을 읽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읽는’ 책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 된 것이다. 단 ‘방식’에 대한 논쟁은 확장됐다. 최근에는 독서까지도 디지털로 대체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그 효과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곤 한다. 두껍고, 무거운 종이책이 아닌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 흔해진 것은 물론, 10대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책 읽기 방식이 등장하고 있는 것. 지금의 10대들은 책을 듣는 오디오북을 활용하기도 하고, 채팅형 소설을 통해 채팅하듯 책을 즐기기도 하는데, 이것에 제대로 된 독서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곤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독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읽기 효과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특히 ‘흥미’가 중요한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방식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는 “종이책이나 전자책은 텍스트를 독자가 자신의 독서 능력과 능동적 몰입을 통해 텍스트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반면, 오디오북이나 챗북은 원본을 그대로 낭독하기보다는 러닝타임을 고려해 각색, 극화, 요약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기계음으로 읽는 경우가 많아 효과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차이를 설명하면서도 “그렇지만 요약된 오디오북이나 챗북을 접한 후 원작을 찾아 읽는 경우도 많아서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책을 읽기 어렵거나 독서 친화력이 약한 독자들을 낭독이나 채팅 방식으로 텍스트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10대들이 모바일로 즐기는 웹소설, 웹툰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물론 해당 콘텐츠들을 접하는 것 자체가 문제 된다는 지적은 아니다. 플랫폼 특성상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흥미’ 위주의 가벼운 콘텐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이 깊이 있는 책 읽기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정은주 원장은 “콘텐츠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이 시기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 중 하나로 이러한 장르들을 읽으면서 자라곤 한다”라면서도 “문해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고전과 같은 좋은 작품을 통해 키워야 한다. 그런데 웹소설 분야의 경우에는 우선 자극할 만한 내용들이 많아 쉽게 심취할 수가 있다. 이에 이러한 콘텐츠에 푹 빠지게 되면 그들의 독서가 흥미 위주에만 그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읽어야 할 좋은 작품들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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