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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PD들⑫] 임경아 PD, 음식 넘어 ‘사람’까지 담아낸 ‘조인 마이 테이블’


입력 2022.03.24 08:30 수정 2022.03.24 11:5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에서 백종원과 함께 세계 각 도시의 맛집을 소개하던 임경아 PD가 왓챠 오리지널 예능 ‘조인 마인 테이블’을 통해 국내에 거주 중인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명주, 조유채, 하헌탁, 공민정, 최민규 PD 등과 함께 팀을 이뤄 6부작 여행기를 왓챠에서 순차적으로 공개 중이다.


ⓒ왓챠 ⓒ왓챠

지난달 28일 첫 공개를 시작한 ‘조인 마이 테이블’은 방송인 이금희와 작가 박상영이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 자리 잡은 이주민들의 삶, 그들의 음식을 따라가는 내용을 담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이후, 이전처럼 해외를 누비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생긴 어쩔 수 없는 변화기도 했지만,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리즈와는 또 다른 이야기로 새로운 힐링,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고민을 하다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계시는 분들의 다양한 음식을 다루면 대리 만족도 느끼고, 새로운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인 마이 테이블’을 함께한 PD, 작가님들 중에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를 함께한 사람들이 많았다. 좋은 팀에서 배우고 나왔고, 우리가 잘 만들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임경아 PD)


‘조인 마이 테이블’은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이주민이 초대장과 함께 자신의 사연과 음식에 관한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을 보내면, 이금희와 박상영이 이를 따라가며 각 지역을 여행하고 음식을 맛본다. 이 과정에서 소개되는 음식을 맛깔나게 담아내는 것은 물론, 때로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담긴 영상미로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임 PD와 제작진은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여 오래 사랑받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OTT는 시의적으로 당장 급한 이야기보다는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이 가능했다. 여행과 음식은 모든 분들이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지 않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 왓챠 시청자 분들은 퀄리티 있는 콘텐츠를 좋아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최고 화질을 구현하고, 영화관 같은 데서 들을 수 있는 사운드도 갖췄다. 기기만 준비가 되시면 좀 더 퀄리티 높게 즐기실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좋았다.”(임경아 PD)


첫 회에서는 이금희, 박상영이 예멘에서 온 청년 이스마일이 추천한 아살람 식당을 방문했으며, 2회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멜다가 살고 있는 안산을 찾아 나시고렝을 맛보기도 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첫 회에서는 이금희, 박상영이 예맨 커피를 마시며 그곳의 커피가 어떤 맛인지 진지하게 언급하는가 하면,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에 왔던 당시를 떠올리며 그들을 향한 루머와 오해에 대해 짚어내기도 했던 것. ‘조인 마이 테이블’의 초대장을 보내오는 이주민들과 긴 시간 공들여 소통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한 번 내려갈 때마다 2박 3일 정도 둘러봤었다. 3~4번 이상 찾아갔던 것 같다. 이스마일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두 달 여 동안 촬영 직전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오늘 어떻게 지냈니?’라고 묻기도 하며 그의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지 들으려고 했다. 잘 몰라서 실례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길 수도 있고, 또 잘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우리가 잘 알아야 소개를 해주고, 또 오해 없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하헌탁 PD)


“안부를 묻기도 하며 라포를 쌓는 일련의 과정들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 새로웠다. 고등학생이 출연하는 김해 편에 참여했는데, 엄마와 함께 출연을 하다 보니 말하지 않는 게 있을까 봐 걱정을 했다. 그래서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가지며 서로에게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기대했던 바 만큼 소개를 할 수 있어 그 부분이 기분이 좋았다.”(이명주 PD)


다만 그들의 일상과 삶을 깊이 있게 담아내되, 균형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이 새로운 곳에 적응하고, 또 정착해서 생활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이를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기 위해 제작진은 고민을 거듭했다.


“행복한 한 끼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한 끼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다양한 직업과 배경,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나. 이분들이 느끼는 삶의 행복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들이 겪는 힘든 부분들도 외면하지 않으면서. 우리 안에서 어떻게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임경아 PD)


이러한 고민의 과정들이 길었던 만큼, ‘힐링이 된다’, ‘따듯하다’는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더욱 힘이 나기도 했다.


“실시간 릴리즈가 되고 나서 매일 같이 (반응을) 찾아보고 있더라. 만들기 전에 ‘시청자 분들이 이런 생각을 하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지 않나. 공개 이후 따뜻하다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기대했던 바를 고스란히 느껴주시는 것 같아 기분 좋게 찾아보고 있다. 팀원분들과 공유를 하기도 한다. 한 분 한 분 코멘트가 값지다.”(조유채 PD)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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