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GSK, 한국 바이오텍과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미중 지정학적 긴장, 싱가포르·한국 등 중국 이외의 기업에 기회
글로벌 빅파마들이 기존 중국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한국 기업을 주요 파트너로 선택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국이 의약품 라이선스 아웃 거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강화되는 규제에 한국 시장이 새로운 허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올해 들어 한국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 거래 가치는 약 76억8000만달러(약 10조660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해외 빅파마로의 라이선스 아웃 거래는 180% 급증한 약 51억달러(7조800억원)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일라이 릴리, GSK 등 글로벌 제약사 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2월 한국 올릭스와 대사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을 위한 6억3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알지노믹스의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에 대해 13억 달러 계약을 맺으며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GSK는 4월 에이비엘바이오의 혈액-뇌 장벽(BBB) 셔틀 플랫폼에 대해 28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 확대에 나섰다.
오펠리아 찬 글로벌데이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 때 제네릭 의약품 생산으로 인정받았던 한국은 이제 정부 지원과 국제 투자 증가에 힘입어 새롭고 혁신적인 신약 발견 및 첨단 의약품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이 서구와 아시아 시장 사이의 전략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제약사들의 중국 및 한국 기업의 관계의 미래에는 지역 간 견고한 무역 관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을 통해 이들과의 계약 금지도 추진하고 있다. 라이선스 계약과 의약품 수입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경영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미-중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의 성장을 둔화시키지는 않았지만,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서 다각화를 하게 되면서 중국 이외의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한국과 같은 중국 이외의 아시아 국가들이 투자 다각화에 대한 글로벌 플레이어의 관심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