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에피소드 강남·신촌·수유 정식 오픈
각종 입주민 커뮤니티 특화, 지역별 콘셉트 차별화
월 단위 임대만 가능…비싼 임대료는 '아쉬움'
"2026년까지 서울에 1.5만가구 운영 계획"
에피소드는 SK디앤디가 2020년 론칭한 공유 주거 브랜드로 월 임대방식으로 제공되는 일종의 '코리빙하우스'다. 에피소드 강남 262 내부 전경.ⓒ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집이 단순히 거주 공간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교차점이라고 본다면 주거 시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가치 창출을 위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리적 공간인 '주택'의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해진 주거 문화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담아내고 삶의 경험과 양식에 초점을 둔 '주거'의 관점으로 기획했습니다."
16일 에피소드 강남 262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충헌 SK디앤디(SK D&D) RESI솔루션개발운용본부 팀장은 에피소드 추진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에피소드는 SK디앤디가 2020년 론칭한 공유 주거 브랜드로 월 임대방식으로 제공되는 일종의 '코리빙하우스'다.
코리빙하우스는 한 집에 여러 명이 함께 살며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기존 셰어하우스에서 확장한 개념이다. 개별 거주 공간에서 사생활을 누리면서 거실, 주방을 비롯한 다양한 공용 공간에서 다른 입주민들과 생활과 문화를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SK디앤디는 2020년 공급한 에피소드 성수 101, 성수 121과 2021년 오픈한 서초 393에 이어 올해 강남 262, 신촌 369, 수유 838 등 세 곳까지 약 1800여가구 규모 기업형 임대주택을 단기간에 공급,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코리빙하우스와 달리 지점별 콘셉트가 다르단 점이 눈에 띄었다. SK디앤디는 지역별 수요자들의 주요 연령대와 라이프 스타일, 주요 동선 등을 파악해 에피소드에 차별화된 콘셉트를 적용한다.
한 층 전체를 집중 업무가 가능한 1인석을 비롯한 다인석, 규모별 큐브형 회의실, 영상 촬영 등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전용 공간, 휴식공간 등으로 조성했다. 오피스 공간 전경.ⓒ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이날 기자가 방문한 강남 262는 서울지하철 강남역과 양재역 사이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주요 오피스 권역에 자리한 만큼 '리브 앤 워크(LIVE & WORK)'를 콘셉트로 잡았다.
다양한 업무 스타일을 반영한 오피스 공간에 특히 공을 들인 모습이다. 한 층 전체를 집중 업무가 가능한 1인석을 비롯한 다인석, 규모별 큐브형 회의실, 영상 촬영 등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전용 공간, 휴식공간 등으로 조성했다. 직장인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스크린골프장과 컨퍼런스룸도 마련했다.
주거 공간은 250가구를 일반·복층·벙커·1.5룸·코너형 등 위치에 따라 10여개 타입으로 구성했다. 공용 공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재택근무 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내부는 블루와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풍겼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일례로 SNS상 개인 라이프스타일 등이 담긴 사진 7만8000장을 일일이 분석하고 분류하는 작업도 진행한 적 있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수요 조사를 하기 때문에 신규 지점을 낼 때 콘셉트를 잡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반면 함께 오픈하는 신촌 369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이 주된 수요층인 만큼 입주민들 간 다양한 문화적 교류가 가능하도록 꾸몄다. 수유 838은 주거 밀집 지역이자 유동 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사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따로 또 같이' 사는 수직마을을 콘셉트로 한다.
다만 월 단위 임대만 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에피소드는 최소 한 달부터 거주가 가능하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이처럼 지역별 수요자들의 특징과 니즈를 파악한 덕분에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젊은 수요층이 두터운 신촌 369는 지난 1월 말 가오픈 후 현재까지 70% 이상 계약률을 달성한 상태다. 강남과 수유는 40% 이상이 계약했다.
다만 월 단위 임대만 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에피소드는 최소 한 달부터 거주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정 비용을 추가 부담하면 가구 및 가전을 빌려주는 '홈퍼니싱 구독 서비스'도 도입했다.
다달이 임대료 부담이 크다는 점도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남 262는 규모에 따라 보증금 1000만~3000만원, 매월 110만~430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보증금을 최대 5억원까지 높이고 월세를 줄일 수도 있으나,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곳을 계약한 수요자들은 스타트업 대표,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연령대가 어리지만 소득 수준이 높은 이른바 '영앤리치'가 주를 이룬다. 향후 분양 전환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한편 SK디앤디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까지 서울 시내에 1만5000가구의 주거 클러스터를 형성하겠단 목표다. 이에 기반해 임대주택, 분양모델, 청년주택, 호텔 컨버전스 등 다양한 상품 유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집의 모습이 변화하듯 주거의 의미와 함께 소비자들의 니즈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며 "에피소드는 고객 중심의 관점에서 생활 공간으로서 주거 경험에 필요한 전방위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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