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조직 신설·오너 3세 배치로 드러난 AI 중심 전략
장남은 AX, 차남은 디지털…교보생명 전략 축은 AI
AX 조직부터 스테이블코인·조각투자까지 한 방향
교보생명이 오너 3세를 전면에 배치하며 AI 전환(AX)과 디지털 전략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구도를 구체화하고 있다. ⓒ교보생명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 활용을 둘러싼 방향 설정에 나서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오너 3세를 전면에 배치하며 AI 전환(AX)과 디지털 전략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구도를 구체화하고 있다.
조직과 인사, 신사업 행보가 하나의 흐름으로 맞물리며 교보생명이 지향하는 미래 방향성이 점차 드러나는 모습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한 전사AX지원담당에 신창재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 상무를 선임했다.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단행된 이번 인사는 교보생명이 AI를 단기 과제가 아닌 중장기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설정했음을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신 상무는 전사 AX 전략을 총괄하는 동시에 그룹경영전략담당을 겸직하며, 디지털 전환과 그룹 핵심 의사결정의 연결고리에 서게 됐다.
전사AX지원담당은 교보생명과 그룹 전반의 AX 전략을 수립하고, 현업 부서가 추진하는 AI 과제의 실행력을 높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AX 전략, 현업 AI 지원, AI 테크, AI 인프라를 담당하는 4개 임원급 조직을 산하에 두고 전략 기획부터 기술 구현, 현업 적용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는 구조다.
보험 상품 개발과 언더라이팅, 자산운용, 고객 서비스 전반에 걸친 AI 활용을 전사 차원에서 정렬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신 상무의 이력 역시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그는 2022년 교보생명 디지털전환(DT)지원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그룹 데이터 전략과 AI 활용, VOC(고객의 소리) 데이터 부문을 두루 거치며 디지털 전환 실무를 경험해왔다.
AX 총괄과 그룹경영전략담당을 겸직하게 된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략을 개별 과제가 아닌 그룹 차원의 전략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보그룹 차원에서도 디지털과 AI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신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실장 역시 디지털 전략을 맡아 역할을 넓히고 있다.
신 실장은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슈어테크 행사에 참석해 임베디드 보험과 디지털 보험사 전환 전략을 소개하는 등 해외 무대에서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너 3세가 각각 AX와 디지털 전략을 맡아 역할을 분담하는 구도가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조직과 인사 변화는 실제 사업 행보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국내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아크(Arc)’의 공개 테스트넷에 참여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인프라의 기술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고, 제도화 이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인프라는 예측 가능한 수수료 구조와 빠른 거래 확정성을 바탕으로 결제·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블록체인 기반 검증을 통해 거래 흐름을 보다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 체계 고도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프라가 AI 기반 리스크 관리와 결합될 경우 금융 서비스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교보생명은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컨소시엄에도 참여하며 자산관리·신탁·보험을 결합한 종합 금융 플랫폼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항공기 엔진 기반 신탁수익증권 거래유통서비스’의 신탁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험을 중심에 두되 디지털 기술과 자산 플랫폼을 연결하는 전략적 방향이 점차 구체화되는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본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업계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전략이 실제 사업 모델로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