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VS 디즈니…대결 무대 된 오스카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2.16 16:12  수정 2022.02.16 16:50

3월 27일 개최

최근 발표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들을 살펴보면 '콘텐츠 공룡'이라 불리는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의 양강 구도가 뚜렷하게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넷플릭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가 작품상 등 1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최다 후보가 되는가하면 월트디즈니가 제작한 10개의 작품으로 23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넷플릭스는 2018년부터 거장이라 불리는 유명 감독들과 작품을 만들며 굵직한 영화제,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노려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는 제75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오스카에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 아론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7'를 각각 제92회, 93회 시상식 주요 후보에 올렸다.


하지만 베니스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것과 다르게 오스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에 가로막혀 작품상까지는 닿지 못했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넷플릭스의 작품상을 향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2명), 여우조연상, 각색상, 음악상, 음향상, 촬영상, 미술상, 편집상까지 무려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파워 오브 도그'는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에서 전문가 15명 중 12명이 작품상 유력 후보로 점치는가 하면 미국의 현지 매체들도 이 작품의 수상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화려한 이력도 작품상 유력의 근거로 뒷받침 됐다. '파워 오브 도그'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감독상 수상, 제49회 뉴욕영화제, 제46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2022년 골든 글로브 드라마 작품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파워 오브 도그'에 가려졌지만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도 작품상, 각본상, 음악상, 편집상 4개 후보에 오르며 선전했다.


넷플릭스가 '파워 오브 도그'로 오스카의 영광을 노린다면, 월트디즈니는 극 영화부터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까지 총 10개의 작품으로 23개 부문에 호명돼 전통 강호의 힘을 보여줬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음향상, 의상상, 촬영상, 미술상, '나이트메어 앨리'가 작품상, 의상상, 촬영상, 미술상, '엔칸토'가 장편 애니메이션상, 음악상, 주제가상, '디 아이즈 오브 타미 페이'가 여우주연상, 분장상, '크루엘라'가 의상상, 분장상, '썸머 오브 소울'이 장편 다큐멘터리상, '루카'가 장편 애니메이션상,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이 장편 애니메이션상, '프리가이'가 시각효과상',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시각효과상 후보로 지명됐다.


총 7개 후보에 오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파워 오브 도그'에 다음으로 작품상 후보로 많이 언급되는 작품이다.


월트디즈니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이 신설된 이후 '니모를 찾아서', '토이스토리3',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코코', '소울' 등 총 14번의 트로피를 차지했으며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버드맨', '타이타닉', '라이프 오브 파이' 등의 작품상을 배출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는 지금 이 시대의 OTT와 극장 영화의 대결로 비친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했고 언제 어디서든 관람이 가능한 OTT 플랫폼은 급격히 성장했다. OTT의 힘이 커질 수록 줄어드는 극장의 영향력은 현재 영화계의 변화 속 고민이다. 월트디즈니도 OTT 디즈니플러스를 런칭해 흐름과 발 맞추고 있지만 영화는 극장 공개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극장 영화의 건재함을 선택할지, OTT 최초 오스카 작품상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새기는 현장이 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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