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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퀄리티 높아지니 재미 반감…유튜브서 OTT 간 ‘좋좋소4’의 딜레마


입력 2022.01.25 09:26 수정 2022.01.25 09:2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유튜브서 공개된 ‘좋좋소4’ 첫회, 엇갈리는 시청자 반응

유튜브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로 무대를 옮긴 ‘좋좋소4’가 디테일이 살아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통해 이전 시즌의 결을 잇고 있다. 앞선 시즌들을 연출한 빠니보틀이 빠지고 서주완 PD가 메가폰을 잡았지만, ‘좋좋소’ 시리즈만의 ‘리얼리티’는 살리고자 한 것이다.


다만 그동안 유튜브에서 ‘좋좋소’ 시리즈를 즐기던 일부 시청자들은 높아진 촬영, 편집 퀄리티에 실망감을 표하기도 한다. 최소화된 장비, 세련되지 않은 편집이 주던 ‘날것’의 매력이 오히려 반감이 됐다는 것이다. ‘좋좋소4’ 또한 TV로 진출하며 기존의 매력과 감성을 잃어버린 여느 유튜브 콘텐츠들이 겪는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이다.


ⓒ왓챠 ⓒ왓챠

지난 18일 왓챠에서 첫 공개된 ‘좋좋소4’는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 ‘이과장’을 통해 공개를 시작한 웹드라마다. 29살 사회초년생 조충범(남현우 분)이 중소기업 정승 네트워크에 취업한 뒤 겪는 현실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카메라 한대를 손에 들고 진짜 중소기업에서 촬영한 것 같은 리얼함이 무기였던 콘텐츠다. 최소화된 촬영 장비로, 그때만 해도 낯선 배우였던 남현우, 강성훈, 조정우, 김태영, 김경민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담아내면서 직장인들의 뜨거운 공감을 유발했다. 화면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화면 전환은 어색해도 그것이 ‘좋좋소’만의 매력이 됐다.


시즌1 공개 직후부터 큰 주목을 받은 ‘좋좋소’는 시즌2부터는 왓챠에서 제작 지원을 받았고, 시즌4부터는 아예 왓챠에 진출, 오리지널 드라마가 됐다. 제작발표회에서 시즌4 연출을 맡은 서 PD는 “배우 외의 환경은 모두 바뀌었다”고 변화를 설명을 하면서 “이전의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받아서 하려고 했다. 직장인의 애환을 그리는 부분은 바뀐 것이 없다”고 강조했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좋좋소4’의 변화를 단번에 눈치챘다. 유튜브를 통해 무료 공개된 첫회를 본 시청자들은 돌아온 ‘좋좋소’ 시리즈에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촬영과 편집이 이제는 전문화된 것 같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특히 일부 시청자들은 이전 감성이 사라진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높아진 퀄리티가 오히려 ‘좋좋소’ 시리즈만의 매력은 반감시킨 셈이다.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현실감을 높이는 배우진은 그대로지만, 결국 따라 할 수 없는 기존 ‘좋좋소’ 시리즈만의 감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존의 팬들에게는 실망감을 유발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이는 확장을 시도한 유튜브 콘텐츠들이 반복적으로 겪는 문제기도 하다.


앞서도 ‘가짜사나이’, ‘머니게임’ 등 유튜브에서 크게 히트한 콘텐츠들이 TV로 진출하며 스케일을 키운 바 있다. 채널A는 ‘가짜사나이’ 이후 밀리터리 예능 ‘강철부대’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MBC는 ‘머니게임’의 기획자 진용진을 영입해 ‘피의 게임’을 선보였다.


체험에 방점을 찍었던 ‘가짜사나이’와 다르게 이미 전문가 반열에 오른 이들을 섭외해 그들의 경쟁을 담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강철부대’와 달리, ‘피의 게임’은 콘텐츠 초반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상파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서바이벌을 담겠다고 예고를 했음에도 어쩐지 ‘머니 게임’의 순한맛 버전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평가가 반전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기획으로 선보인 차별화가 어느 정도 통했기 때문이다. 저택을 배경으로 삼아 스케일을 키웠던 ‘피의 게임’은 이를 활용해 지하실이라는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 경쟁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지상층 참가자들은 미처 알지 못했지만, 지하실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탈출을 꿈꾸는 또 다른 이들이 있었고, 이 반전이 베일을 벗으면서 드러나는 재미와 메시지가 ‘머니게임’과의 분명한 차별 지점이 됐다.


결국 플랫폼이 바뀌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유튜브 특유의 날것, 생동감은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기존의 팬들을 아우르면서 새로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새로운 어떤 것이 필요해진다. 아직까지는 그동안의 ‘좋좋소’ 시리즈가 강조하던 현실감 외에는 어떠한 장치들도 보이지 않는 ‘좋좋소4’다. 촬영 기법으로 살리던 ‘극사실주의’ 맛을 잃어버린 ‘좋좋소4’가 어떤 새로운 매력으로 성공적인 확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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