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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도 실리도 잃은 홍준표의 '악수'


입력 2022.01.21 01:10 수정 2022.01.21 17:25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선대본 합류 조건으로 무리수 평가

사실상 선거 합류 어려워졌단 전망

공천 요구 대상 최재형, 尹 만나기도

洪, '윤핵관'에 불만 표시…"잿밥에만 관심, 방자하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거대책본부 합류의 조건을 취지로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일부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에 특정 인물의 전략 공천을 요구하면서 당 안팎에 논란이 빚어졌다. 홍 의원이 윤 후보가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과도한 조건을 던졌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선대본 합류의 명분도, 개인의 정치적 실리도 잃은 '악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전날 만찬 자리에서 홍 의원이 제안한 서울 종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 대구 중·남구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 제안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이 선대본에 상임고문으로 합류하는 조건으로 내건 두 가지 중 하나인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조치'의 일환이었지만, 윤 후보는 3·9 보선의 공천은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의 소관이라며 자신은 공천 작업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실상 최 전 원장과 이 전 구청장의 공천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무리한 요구였다는 평가가 빗발쳤다.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대선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낼 정도로 파장은 상당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홍 의원 입장에서는 선대본에 합류하는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자기 사람을 만드는 행보를 통해 '1타 2피'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겨우 내홍을 봉합해 지지율을 복구해 놓은 상황에서 어깃장을 놓는 행태로 비칠 수 있다.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뒤따르는 것은 필연"이라고 진단했다.


홍 의원이 서울 종로에 전략공천을 제안한 당사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날 오후 윤 후보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급히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자신이 전략공천 요구의 당사자라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홍 의원과의 사전교감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던 최 전 원장이 윤 후보를 직접 만나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알려졌다.


윤 후보는 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나 "최 전 원장은 원장님께서는 지난11월 이후부터 당의 경선 후보들과 함께 정권 교체를 위해 우리 당의 공식 후보를 조건 없이 도와주고 지지하겠다고 말했다"라며 "그 기조는 지금도 변함이 없으시다고 말씀드렸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도 "지금은 정권 교체에 집중해야지, 어디 출마한다는 것을 논할 계제가 아닌 것 같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온 힘을 집중해야 될 시기"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준석 당대표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경선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략공천은 우선적 고려 대상에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략공천 요구의 당사자인 최 전 원장 및 그간 홍 의원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했던 이 대표마저 난색을 표하는 등 홍 의원의 내건 선대본 합류의 '조건'은 현실화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선대본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뛰면서 저력을 보여줬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운 싸움을 해 속앓이를 했던 홍 의원이 윤 후보의 심정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인데도,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합류 조건을 제시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홍 의원은 자신의 요구 조건을 둘러싼 논란의 원인을 소위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에 돌리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권영세 본부장을 겨냥해 "자기들끼리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가지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그런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대선이 되겠는가"라며 "후보하고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고, 방자하다"고 비난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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