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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권 보장해야” “선택적 공익”...‘김건희 보도’ MBC 맹폭


입력 2022.01.19 00:30 수정 2022.01.18 23:51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후속보도 예고에 국민의힘 “내용 알려달라”

김기현 “이재명 욕설도 틀어야 여야 형평성”

강준만, MBC에 “왜 한 쪽 편으로 뛰어드나”

MBC를 항의 방문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이날 MBC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한다고 예고했다. ⓒ국회사진취재단 MBC를 항의 방문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이날 MBC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한다고 예고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후속보도를 예고한 MBC에 맹폭을 가했다.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았을뿐더러, 편향적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은 18일 “MBC 스트레이트는 불법 녹취파일을 이용한 후속보도를 예고했다”며 “반론권이 보장되려면 적어도 어떤 내용의 취재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줘야 구체적인 대화 맥락을 해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화를 몰래 녹음한 파일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대화 내용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면 몰래 녹음 당한 김건희 대표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반론권 행사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MBC에 실질적 반론권 보장 촉구했지만...묵살"


공보단은 “지난 1월 16일자 스트레이트 방송 이전, 제작팀에 실질적 반론권 보장을 촉구하며 보도 대상인 발언 요지와 취재 방향을 제공해줄 것을 서면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MBC는 이런 요청을 묵살한 채 1월 16일 방송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이트 장인수 기자는 타 방송사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법원이 이미 방송금지 대상으로 특정한 김 대표의 발언을 공개하는 등 법제도에 따른 가처분결정을 고의적으로 무력화시켰다”며 “반론권은 이미 심각하게 침해된 상황이며, 법원의 가처분 결정 취지도 무색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MBC의 2탄 보도 예고에 대해 “자꾸 그렇게 편향적 모습을 보이면 역풍이 불 것”이라며 “(다음 보도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 (관련 보도)가 나가야죠. (그다음) 4탄은 (이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인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MBC 스트레이트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MBC 스트레이트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MBC, 공영방송 맞나" 비판


김 원내대표는 MBC가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을 보도한 만큼,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 파일도 틀어야 공평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형과 형수 사이에서의 패륜이 드러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되겠느냐”며 “이 후보 본인의 육성도 틀어야 여야 형평성에 맞는다”고 주장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본 대변인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MBC가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실질적으로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위했던 의지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선거일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당의 후보자에게 상당히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위한 모종의 역할이 있었던 건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계에서도 비난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MBC, 이게 ‘방송 민주화’인가?’라는 제목의 중부일보 칼럼에서 MBC가 김건희씨 통화 녹음 파일을 방송한 것은 “선택적 공익”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강 명예교수는 “나는 ‘김건희 녹취록’ 논란은 김건희와 윤석열의 자업자득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엔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 갖는 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다”라며 “MBC가 아니어도 녹취록 방송은 어차피 다른 매체들에 의해 이루어질텐데 왜 굳이 공영방송이 ‘두 개로 쪼개진’ 공론장의 한복판에 사실상 어느 한 쪽을 편드는 역할로 뛰어들어야 한단 말인가? 이게 6년 전 MBC 기자들이 그토록 울부짖었던 방송민주화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MBC는 ‘편들기’가 아니라 해당 방송의 공익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익적 가치가 매우 높은 ‘대장동 사태’에 대해선 그런 열의를 보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조국 사태에서도 어느 한쪽의 공익만 보았지 생각을 달리하는 쪽이 말하는 공익은 외면했던 것 같다. 이른바 ‘선택적 공익’은 피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16일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록 1탄을 방영했다. 오는 23일 후속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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