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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휩쓴 ‘창작산실’…인큐베이팅 사업, K-뮤지컬의 미래가 되다


입력 2022.01.16 11:30 수정 2022.01.16 09:3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레드북' '쿠로이 저택...' 등 창작산실 발굴 작품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드서 각각 4관왕·3관왕

‘기생충’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이 이끈 ‘K’ 열풍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뮤지컬 업계도 K-뮤지컬의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제작력과 콘텐츠 경쟁력이 커짐에 따라 그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뮤지컬 '레드북' 공연 장면 ⓒ아떼오드 뮤지컬 '레드북' 공연 장면 ⓒ아떼오드

그간 각자의 성장에만 주력해 온 뮤지컬 제작사들이 최근 한국제작사협회를 출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협회가 내세운 여러 주요 사업들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공연제작 지원 정책과 뮤지컬 개발 등이다. 글로벌화에 있어서도 경쟁력 있는 창작 작품을 발굴해내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는 말이다.


협회 출범 이전부터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그 작품이 무대에 올려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여럿 존재했다. 탄탄한 시장의 기반을 닦기 위해선 걸출한 창작 작품이 절대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라이선스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이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들 덕분에 창작뮤지컬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까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라이선스 뮤지컬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가까웠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행한 월간 공연전산망 1호에 따르면 창작뮤지컬은 작품 수는 많았지만 시장 점유율은 당시 20%대 중반을 기록했다. 그러던 창작뮤지컬 점유율은 2017년부터 30% 중반대로 상승했고, 지난해까지도 해당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라이선스 뮤지컬은 50%에 못 미치는 점유율로 줄어들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연예술분야의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공연예술 창작산실’이다. 지난 10일 진행된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를 통해서도 ‘창작산실’ 등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입증됐다.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공연 장면 ⓒ(주) 랑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공연 장면 ⓒ(주) 랑

이번 시상식에선 대상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상인 작품상에 ‘레드북’(400석 이상 부문)과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400석 이하 부문)이 호명됐다. 이 두 작품은 각각 4관왕, 3관왕을 차지하며 트로피를 휩쓸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 바로 ‘창작산실’을 통해 대중을 만나게 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에 앞서 4회 시상식에선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8관왕, 5회 시상식에선 ‘마리퀴리’가 5관왕을 차지했는데, 이들 역시 ‘창작산실’의 결과물이다.


‘창작산실’ 외에도 뮤지컬 ‘난장이들’ ‘명동 로망스’ ‘에어포트 베이비’ ‘뱀파이어 아더’ ‘시데레우스’ 등을 배출한 충무아트센터의 ‘뮤지컬 하우스 블랙앤블루’와 ‘풍월주’ ‘여신님이 보고계셔’ ‘아랑가’ 등을 배출한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도 대표적인 뮤지컬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우란문화재단과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에서도 꾸준히 창작 작품을 개발, 지원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뮤지컬 라인업에 따르면, 2020년 DIMF에서 창작뮤지컬을 수상한 추정화 작가와 허수현 작곡가 콤비의 작품 ‘프리다’와 우란이상 공연예술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된 ‘렛미플라이’, 신스웨이브가 2019년 공모전을 통해 개발한 ‘페드라’, 지난해 DIMF 창작뮤지컬 수상작인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 등 신작이 대거 무대에 올려지고, 그동안 라이선스 뮤지컬 시장을 주도하던 대형 제작사들이 중소형 창작뮤지컬 제작에 뛰어들면서 창작뮤지컬 점유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거쳐 다양한 창작 뮤지컬이 개발, 유통되고 여기에 제작 능력이 있는 제작사가 힘을 보탠다면 K-뮤지컬의 글로벌화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선 ‘기생충’, 드라마에선 ‘오징어 게임’, 대중음악에선 ‘방탄소년단’이 나온 것처럼 뮤지컬에서도 충분히 국내외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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