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문대통령 '호주 국빈방문' 비판 잇따라

文, 12일 호주 行…수소·방산 협력 논의

'오미크론' 확산 시기에 부적절하단 지적

靑 "방역 조치 만전…대규모 행사 지양"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해외 순방이 시의 적절하냐는 것이다. 특히 호주는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따라 국경 재개방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호주는 방역 모범국"이라며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3박 4일 간 호주를 국빈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우리 정상이 호주를 국빈 방문하는 건 2009년 이래 12년 만이며, 호주가 코로나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2020년 3월 이후 초청하는 최초의 외국 정상 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모리슨 총리와 정상회담, 협정 서명식, 공동 기자회견에 이어 공식 환영식과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오찬 등에 참석한다. 14일에는 야당인 노동당의 앤소니 알바니즈 대표를 면담하고, 호주 경제인들과 핵심 광물 공급망에 대한 간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이 한-호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호주와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더욱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자재와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탄소중립 기술과 수소경제, 방산, 우주 및 사이버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방역의 벽을 다시 높일 수밖에 없는 정부의 불가피한 조치에 대해 국민들께 이해를 구한다"고 한 만큼, 코로나 상황과 연계된 비판이 줄을 이었다.

남성 회원이 다수인 한 커뮤니티에는 "이 시국에 가야 되느냐", "국민은 코로나로 생계를 위협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대통령은) 해외 여행 간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순방 일정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도 " 코로나 확진자수 보고도 호주 방문할 여유가 있으시냐.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청와대는 "철저한 방역 조건 하에 이번 국빈 방문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호주가 오미크론 발생으로 국경을 통제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순방이 이뤄지는 배경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호주도 방역 모범국이다. 호주 정부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역 정책 하에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며 "호주는 우리 대표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역시 호주 방문 수행원 규모를 축소하고, 전원 백신 접종 완료했고, 대규모 행사를 지양하고, 대표단 이동을 제한하는 등 철저한 방역 조건 하에 이번 국빈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