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꼬리는 두 번 잘리지 않는다 [이배운의 열공]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11.05 07:01  수정 2021.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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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자르기' 기회는 단 한번뿐…성공해도 상당한 후유증 남아

대장동 사업 최대 업적이라더니…지금은 '선긋기' '유체이탈'

혐의 피해도 국민적 불신·분노는 못 피해…국정운영 리더십 의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도마뱀은 큰 위협을 느끼면 스스로 꼬리를 잘라내고 달아나는 습성이 있다. 떨어진 꼬리는 신경이 남아있는 탓에 발작을 일으키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천적이 꼬리에 관심을 돌리는 사이 도마뱀은 자리를 피한다.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는 위협에서 벗어나는 데 효과적이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일단 한 번 재생된 꼬리는 다시는 끊어지지 않고 모양과 색도 볼품없다. 도마뱀의 움직임은 전과 달리 둔해져 생존 활동에 적잖은 지장을 겪고 짝짓기마저 어려워진다.


온 국민을 공분케 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수사가 몸통은 잡아내지 못하고 '꼬리 자르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많은 정황이 사업 인허가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키고 있지만, 검찰은 그 아랫선인 '대장동 4인방' 수사에서 결정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끝까지 추적하자며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권은 '검찰이 충분히 수사를 잘하고 있다'는 논리로 일축하고 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검찰을 악의 축으로 몰아붙이고 불신하던 이들이 돌연 검찰을 신뢰하는 아이러니한 광경이다.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듯, 이 후보는 부동산 대개혁을 이루겠다고 오히려 목청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 비리를 저질러 구속된 '최측근 유동규'와 대장동 사업을 최대 치적으로 자랑하던 '예전의 이재명'은 자신과 완전히 관련이 없다는 유체이탈식 화법이다.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달아날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설령 이 후보가 요령 있게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나더라도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시 자라난 꼬리는 작고 볼품없는 흉터처럼 남듯이, 이 후보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분노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도마뱀은 잘려 나간 꼬리 회복에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붓는 탓에 몇 날 며칠 생장과 생식이 일제히 멈춘다고 한다. 씻어내지 못한 의혹투성이 인물이 과연 국정을 투명하고 활기차게 운영할 수 있을지, 국민의 존경을 받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보다는 우려가 한참 앞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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