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클래스②] 강사와 소비자에게 들었다…“만족은 아직”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8.25 08:25  수정 2021.08.26 08:33

지식 뿐만 아니라 경험 공유 인상적·피드백 구체적 만족

강사들, 클래스101 계약 관계·처우 개선 지적

원더월, 고객센터 연결 어려움 겪어

1997년 IMF 사태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자 자기계발 열풍이 불었다. ‘제2의 직업’ ‘창업 인생’이 관심을 받았다. 직장에 몸이 묶여 배움이 쉽지 않았던 이들에게 인터넷 강의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내 ‘제2의 직업’을 찾던 경향은 ‘제2의 인생’으로 흐름이 변했고, ‘생존’을 위해 선택한 온라인 강의는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한 선택으로 확장됐다.


ⓒ클래스101

대기업에 다니는 이수혁(가명) 씨는 부업으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클래스101에서 리뷰 요정남의 '블로그 기초과정-블로그로 하루 2시간 투자해서 직장인만큼 수익내기' 수업을 들었다. 이수혁 씨는 "블로그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자세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가능할까란 의구심이 있었지만 혼자서 꾸려갈 수 있는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하면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을지가 아니라 어떻게 블로그에 글을 써야 하는지로 접근하면서 자극적이지 않으며 트렌드까지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하비풀에서 캘리그래피와 뜨개질 수업을 들었던 간호사 조미예(가명) 씨는 "취미로 즐길 수 있으면서 부업으로도 할 수 있는 강의를 듣고 싶었다. 캘리그래피는 다 듣지 못하고 뜨개질은 완강했다. 완성품 하나 만들기 클래스였는데 강사와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이었다. 초보지만 영상에서 가깝게 보이니까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다시 보기를 계속할 수 있으니까 만나서 배우는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비풀을 선택한 것이 이 이유다. 강의 기한이 제한돼 있는 플랫폼이 많은데 하비풀은 무제한이라는 점이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는 서유진(가명) 씨는 "이모티콘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내가 만든 이모티콘을 만들고 싶어 클래스101에서 수강한 적이 있었다. 동영상 강의는 만족스러웠다. 정말 노하우를 세세하게 알려주고 경험에서만 나올 수 있는 팁들이 있었다. 성공 방법뿐 아니라 실패 사례까지 알려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피드백도 구체적이었다. 언젠간 이모티콘 만들기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는 자기계발을 위한 사람들뿐 아니라, 지식을 나누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줬다. 오프라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들이 강사로 나서 클래스를 오픈하고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가 잘 팔린다면 전문성의 업그레이드와 수익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강의 플랫폼과의 계약 관계부터 처우 개선까지 아직은 미비한 점이 많다.


클래스101에서 강연을 진행했던 강사는 "수강생들에게는 좋은 플랫폼인 것 같지만 강사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클래스101의 경우, 강의에 필요한 영상 촬영, 편집을 강사가 할 경우, 수업비용 정산을 5:5로 계약한다. 만약 강사가 영상 촬영이나 편집 능력이 부족해 클래스101이 지원할 경우, 지원 대비 만큼 플랫폼이 가져가는 비율이 더 증가한다.


이 강사는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내가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했다. 클래스101에서 지원도 해주지만 내가 모두 다 한다는 조건 하에 판매 수익금이 5:5였다. 만약에 그들이 지원해 준다면 나보다 지분이 또 다르게 산정된다. 강사에게 불리한 수익 구조다. 이런 계약 구조와 지원인 것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고 내 유튜브에 업로드 했을 것이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강의인 만큼 퀄리티만큼은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 강사는 "내 강의가 열리면 몇 명이 내 강의를 수강하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수강생 수가 오르지 않으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수강하는 사람들은 나란 브랜드를 보고 결제해 주기 때문에 대충 할 수가 없다. 내가 수강생이라면 강의 내용은 만족스러울 것 같다. 하지만 주변에서 강사 제안을 받았다고 내게 조언을 구해온다면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른 강사 역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한 강사는 자신에게 강사 제의를 하는 직원과 계약이 체결된 이후 자신과 소통하는 직원이 달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란 설명이 부족했다. 직원을 보호 명목으로 통화도 되지 않는다. 모든 일이 메신저로 이뤄져 진행 내내 의구심이 생겼다”며 “내 일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살필 수 있고, 포트폴리오와 경험으로썬 좋았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클래스 101 관계자는 “처음 계약 할 때 플랫폼 이용비용을 따로 받지 않아, 정산 비용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강사를 믿고 클래스를 무료로 열어준다. 수업 수요가 없으면 우리 입장에서도 들어오는 수입이 없기 때문에 클래스를 연 이상,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전했다.


ⓒ클래스101, 원더월

지난해에는 비합리적인 환불 규정도 문제가 됐었다. 수업 시간과 상관없이 들어도 환불 금액을 제외했다. 클래스101 환불 정책에 따르면 환불액은 기준 금액에서 수강권 이용분을 뺀 금액이다. 클래스101은 할인 정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어 결제는 할인된 가격이 적용되나, 환불 시, 본래 가격에서 책정됐다. 이에 지난 4월 클래스101은 환불 정책을 변경했다. 기준금액에서 수강권 기용분(정상가 기준)을 제한 금액에서 결제 대금 기준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원더월의 경우에는 1년 패스권을 끊었지만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수강권이 사라지는 피해사례를 겪은 수강생이 있었다. 이 수강생은 자신의 블로그에 “1년 수강권을 끊었는데 사라졌다. 반년 가까이 안들어가다 다시 들어갔는데 사이트가 개편돼 있었고 내 계정을 찾을 수 없었다. 결제내역까지 확인해서 재문의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취재를 위해 홈페이지 하단에 게시된 메일로 여러 차례 문의를 넣었지만 원더월 측은 메일만 읽을 뿐 회신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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