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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KBS가 되새기는 다큐멘터리의 의미


입력 2021.08.20 15:00 수정 2021.08.20 14:0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다큐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 편’ 방송 후 호평

‘개그우먼 편’ 양성평등 미디어상 대상 수상

지난 12일 KBS1 ‘다큐인사이트’에서 국가대표 편을 방송된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120페이지가 넘는 글들이 쏟아졌다. ‘다큐인사이트’가 담은 스포츠계 성차별의 현실에 분개 또는 공감하는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KBS 캡처 ⓒKBS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의 김연경부터 전 골프선수 박세리와 여자 축구선수 지소연, 전 펜싱선수 남현희, 핸드볼 선수 김온아, 수영선수 정유인이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과거 방송을 탐색하는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과거 이뤄졌던 성차별을 조명하고, 선수들이 직접 증언을 하며 문제들을 파헤쳐갔다. 남자 스포츠 선수와 여자 스포츠 선수들의 임금 차별을 비롯해 여성 스포츠인에게만 따라붙는 외모 이야기 등 곱씹어 볼 만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난 이후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는 출전 선수들이었다. 다수의 올림픽 스타들이 예능에서 경기 비하인드를 풀어놓으며 당시의 기쁨과 감동을 되새기는 포맷들이 이어진 가운데 ’다큐인사이트‘는 다소 불편한 이야기를 들추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차별적 시선에 맞서 온 6인의 투쟁기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


‘다큐인사이트’의 시의적절한 주제 선택은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서 ‘개그우먼’ 편에서는 최근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 송은이, 김숙, 이성미 등 여성 개그우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남자 코미디언들의 숫자가 압도적이었던 과거, 홀로 부담감을 짊어져야 했던 이야기부터 한정된 역할만을 소화해야 했던 아픔 등 진솔한 이야기들이 이어졌었다. 이 회차는 WRPN 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 특별상을 수상하고, 양성평등 미디어상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빛은 무지개’ 편을 통해서는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게이 합창단 지보이스와 인플루언서 김규진 씨의 이야기를 통해 게이, 레즈비언들의 한국 내 일상을 조명했었다.


당시 KBS 시청자 권익센터에는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이번 편은 방송되지 말아야 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KBS 측은 “공영방송 KBS는 우리 사회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공론장 임무를 부여받고 있기도 하다”, “상업적 프로그램이 다수를 차지하는 방송 산업 현실 속에서 소외된 계층과 집단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업은 공영방송의 중요한 역할이며 그 특별한 소명에 부응하기 위해 제작진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다큐인사이트’ 외에도 KBS 다큐프로그램 ‘환경스페셜’은 헌 옷이라는 우리의 일상에서 유발되는 환경 문제를 다뤄 젊은 층의 관심을 유발했으며, ‘다큐온’에서는 취업 전쟁터에서 나름의 길을 찾고 있는 MZ세대들의 모습을 담아 청년들의 공감을 유도하기도 했다.


앞서 KBS 측이 시청자 권익센터에 남긴 답변처럼, KBS는 지금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면서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방대한 스토리나 스펙터클한 영상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큰 울림을 주는 다큐의 진짜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KBS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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