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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 벽화' 역풍 우려했나…민주당 "금도 넘었다"


입력 2021.07.30 01:10 수정 2021.07.30 01:4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야권, '배후설' 주장하고 '민주당의 수수방관' 비판

"입장 없다"던 민주당, 쥴리 벽화와 선 긋기 나서

"일부의 강한 호응…침묵하는 다수는 눈살 찌푸려"

29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앞을 보수 지지자들이 차로 막아놓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9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앞을 보수 지지자들이 차로 막아놓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9일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벽화가 등장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과 대선후보들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지지자들의 흑색선전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사실상의 동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역풍이 우려되자 뒤늦게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 그려진 문제의 '쥴리 벽화'는 해당 서점 주인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쥴리는 김건희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지라시'에 등장하는 예명이다.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온라인에선 이 벽화를 두고 '표현의 자유'라는 반응과 '명예훼손'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보수성향 단체들은 이 벽화를 차량으로 가리고 항의 시위를 했다. 친여 성향 지지자들은 "성지순례 가자"며 반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그림 그린 사람 혼자 한 행위라고 봐야 하나"라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최재형 전 감사원장),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들이 침묵하지 말고 나서 달라"(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나서서 지지자들에게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며 "이같은 행태에 민주당이 뒷짐 지고 가만히 있는 태도는, 이것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의도나 다름없게 느껴진다"고 질타했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9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쥴리 벽화'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설령 우리당 지지자가 그랬다고 하더라도 당원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 되는데 어떤 방식으로 자제를 시켜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야권의 계속된 압박과 역풍 가능성을 의식한 듯 대선주자들과 의원들은 저녁에서야 개별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 캠프 남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석열 후보의 아내라는 이유로 결혼 전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다양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작금의 통념으로 볼 때에도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MBN 방송에서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페이스북에서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공개 장소에 게시해 일방적으로 특정인을 조롱하고 논란의 대상이 되게 하는 건 대단히 유감"이라며 "그림을 자진 철거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좀 지나친 행위인 건 틀림 없다"며 "특히 가족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신사협정을 준수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이 이렇게 커진지 몰랐다"며 "하태경 의원 등이 (민주당과 관련된 것처럼) 몰아가는데, 명확하지 않은 과거인 쥴리에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일부가 강하게 호응할지 몰라도 침묵하는 다수의 중도층은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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