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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오타니’ 20년 만에 재연된 동양인 신드롬


입력 2021.06.24 15:59 수정 2021.06.24 17:0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만화 속 주인공처럼 투, 타 양면에서 두각

20년 전에는 스즈키 이치로가 '검객 열풍'

오타니 쇼헤이. ⓒ 뉴시스 오타니 쇼헤이. ⓒ 뉴시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은 역시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다.


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타자와 투수로 모두 등장했다.


LA 에인절스는 이날 오타니를 2번 타자 및 선발 투수로 출전시켰다. 투, 타 겸업을 하고 있는 오타니에게는 낯선 기용법이 아니다.


오타니에 맞선 샌프란시스코는 알렉스 디커슨을 2번 지명타자로 출전시켰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팀이지만 인터리그 원정경기였기 때문에 당연히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한 것.


인터리그가 도입된 이래, 아메리칸리그 팀이 내셔널리그(투수가 타석에 배정)처럼 타순을 꾸리고, 내셔널리그 팀이 아메리칸리그(지명타자 배정)처럼 라인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진풍경 속에 오타니는 타자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마운드에서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받쳐주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으나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공, 수 모두에서 활약한 오타니에게로 모아졌다.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은 미국 현지에서 크나 큰 관심이 되고 있다. 심지어 투수와 타자로 맹활약을 펼쳤던 ‘야구 레전드’ 베이브 루스에 비견될 정도다.


스즈키 이치로. ⓒ 뉴시스 스즈키 이치로. ⓒ 뉴시스

사실 낯선 동양인이 미국 내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로 20년 전인 2001년 오타니보다 더한 인기를 얻었던 선수가 있다. 바로 스즈키 이치로다.


이치로는 극단적인 콘택트 위주의 타격을 앞세운, 이른바 ‘똑딱이 타자’의 전형이었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설 때 마치 사무라이가 결전에 임하는 듯 결연한 모습의 타격폼으로 큰 주목을 끌었고 야구 기량 또한 출중했다.


이치로는 그해 타율 0.350 8홈런 69타점 56도루라는 엄청난 성적을 써냈고 타율과 최다안타, 도루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MVP와 신인왕,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등을 휩쓸었다. 이와 함께 만년 약체팀이었던 시애틀은 역대 최다승 기록을 써내며 승승장구했다.


이치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미국 현지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바탕으로 45세까지 롱런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메이저리그 최고의 인기 스타 중 한 명이었고 이제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치로가 등장하고 20년이 지난 현재, 오타니가 다시 한 번 ‘동양인 신드롬’을 재연하고 있다. 만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을 현실로 만든 오타니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남길지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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