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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일주일③] '30대 당대표' 맞은 중진들, 관망 속 '날 선' 분위기도


입력 2021.06.20 00:33 수정 2021.06.20 12:07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꼰대로 찍힐라'…이준석 취임 이후 고요한 중진들

지지율 최고치·당원 가입 급증 등 성과에 '침묵'

"어차피 5개월짜리", "안 되면 비대위 전환" 등

날 선 시선 속 관망하는 태도 유지할 듯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자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자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빡빡한 일주일이 흐르는 동안, 중진 의원들의 시간도 고요하게 흘렀다. 이 대표의 취임으로 정치권에 거센 세대 교체 바람이 불면서,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말 한마디도 조심하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정치권에서 통상 당선 후 일주일이 '허니문' 기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센 세대 교체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괜히 훈수를 뒀다 '꼰대'로 찍힐 위험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 탄핵 사태 이후 최고치를 달성하고 당원 가입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이 대표 취임에 따른 변화의 분위기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p 오른 30%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최고치다.


실제로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숫자도 급증했다. 국민의힘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한 달 동안 새롭게 가입한 당원은 2만3000여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입당자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라남도 보성군 보성읍 거리 한복판에는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광주이씨 보성군 청장년회는 지난 11일 이 대표 당선 이후 자발적으로 "전남 보성군 광주이씨 청장년회에서 광주이씨 22대 준석의 국민의힘 당대 당선" 축하 현수막을 걸었다.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중진들이 사라졌다?
속으론 '잘 하나 보자'…일각선 '5개월짜리 지도부' 평가절하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중진들은 별 말이 없다. 아직까지는 그의 각종 '파격' 행보에 브레이크를 거는 이들이 없이 조용히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견제구를 날린 인물은 김재원 최고위원 정도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직 3선 의원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첫 최고위회의에서 "최고위에서 협의를 해야하거나 결정해야할 많은 일이 사전에 전부 다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 대표의 당직 인선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가 실행하겠다고 공언한 '공직자 후보자 자격시험'에 대해서도 "공천권 자체가 국민의 몫인데 여기에 시험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접근"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렇다고 입을 닫고 있는 중진들도 열렬히 응원하는 분위기는 분명 아니다. 정치권에 부는 거센 돌풍에 입을 닫고 있지만, '뭐 하나만 걸려봐라'하며 날선 눈으로 지켜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준석 대표 체제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뽑힐 때까지 약 5~6개월의 '시한부 지도부'라고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 된다며 벌써부터 '비대위 체제'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한 국민의힘 3선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중차대한 대선 국면을 이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염려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현 지도부는 구조 자체라 리더십을 발휘하기 취약한 체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후보가 선출되고 선대위가 구성되면 선대위가 지도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 후보가 당 대표 역할을 하고, 선대위가 최고위 역할을 하니 그 때 리더십 있는 분들을 구해 당 운영이나 선거 진행이 차질이 없도록 하면 된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해보다 정 안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며 "다만 그럴 경우 국민들 보기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동시에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 개인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로 가면 안 된다. 우리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한 시그널인 것"이라며 "마음에 들든 안 들든 대세가 됐다. 중진 의원들이 속으론 불만이 많겠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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