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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약품·이산가족 담당하는 적십자회 대회 개최


입력 2021.06.10 13:21 수정 2021.06.10 13:2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백신 등 국제사회 대북지원

수용 위한 사전 정지작업 가능성

박지원 "南北, 의미 있는 소통"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직원이 이산가족상봉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직원이 이산가족상봉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대북 백신지원 및 이산가족 상봉 의지를 거듭 피력하는 가운데 북한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적십자회가 대회를 개최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적십자회대회가 8일과 9일 화상회의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적십자대회는 지난 2004년 이후 4년마다 개최돼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4년 주기(2012년 11월·2016년 10월)로 열렸지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순연된 것으로 보인다.


매체들은 적십자회 대회 '2017∼2020년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적십자 및 적반월회(적신월회) 국제연맹, 적십자 국제위원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조정, 여러 나라 적십자 및 적반월 단체와의 연계를 강화해 전략적 목표 달성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을 받아들이기 위해 사전 정지작업을 벌인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코로나19 진단 장비를 북한에 지원하기 위해 싱가포르 적십자사(SRC)가 신청한 제재 면제를 승인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적십자회 대회가 정례적으로 열리는 것"이라며 "특정 사업을 결정하기 위한 개최라고 볼 수 있는 다른 근거를 갖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수정·보충된 규약이 채택됐으며, 오는 2030년까지의 전략·부문별 활동 방향도 결정됐다. 아울러 새 지도기관 성원이 선출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매체들은 "사람들의 불행을 방지하고 고통을 덜어주며 그들의 건강과 복리를 증진시키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적십자회의 기본사명"이라며 "각종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갖추며 일단 재해가 발생하면 국가적인 위기관리체계에 맞게 자기 임무를 다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 지역들에서의 종합 발전 계획들을 기후변화 대응 및 생태 환경 보호 사업과 밀접히 연관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뉴시스
지난 대회와 달리 남북관계 직간접적 언급 없어


지난 2016년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선 '남북관계'에 대한 직간접적 언급은 없었다.


이전 대회에서 북한은 "민족의 불행을 가시게 해줄 것"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전민족적인 투쟁에 특색 있게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북한 적십자회가 이산가족 상봉 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라는 평가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문 정부가 실향민의 금강산 개별방문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한 대북구상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라인을 제외한 남북 간 통신선이 모두 차단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 논의가 단기간 내 활기를 띨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국내외 정세에 따라 흐름이 바뀔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박지원 국정원장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남북 간 의미 있는 소통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보위에서 언급된 내용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남북 대화재개 계기로 이어갈 수 있게 필요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당국자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북한에 공식 제안을 했느냐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씀드릴만한 구체적 사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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