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사랑> 사극 열풍 속 정통멜로의 부활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2.05 15: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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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이요원 복귀작에 쏠리는 기대

‘시청률 블랙홀’ KBS 미니시리즈 구원할까

한류스타 권상우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KBS 새 월화드라마 <못된 사랑>극본 이유진, 연출 권계홍)이 지난 3일 마침내 그 첫 베일을 벗었다.


<못된 사랑>은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남녀들의 개인주의적 일상을 통해 우리 시대 ‘못된 사랑’의 모습과 진정한 의미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2005년 <슬픈 연가>이후 약 2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권상우를 비롯하여 <외과의사 봉달희>, <패션70>의 이요원, <풀하우스>, <변호사들>의 김성수 등이 주연을 맡은 정통 멜로물이라는 점에서 방영전부터 시청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바 있다.

첫 회에서는 인물들이 저마다 처해있는 상황과 각기 다른 캐릭터들의 개성이 빠르고 강렬한 전개 속에 나타냈다. 유부남과 금단의 사랑에 빠져드는 여자. 야망을 위하여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남자. 집안의 억압에 반항하여 유학길에 오르는 재벌 2세의 모습 등이 연이어 교차되고, 첫 회부터 도발적인 엘리베이터 키스신과 베드신 등 파격적인 설정을 통하여 인물들이 운명적인 인연으로 엮어지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묘사됐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권상우나 이요원, 김성수 등은 저마다 자신의 기존 이미지나 전작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맡아서 맞춤형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만큼 극 전개나 인물 묘사가 전형적이라는 문제점 또한 노출했다.

겉보기에 거칠고 반항적이지만 순수한 내면을 간직한 재벌 2세 역할을 맡은 권상우는 예의 <천국의 계단>이나 <슬픈 연가>에서 보여준 매력적인 ‘멜로 왕자’ 이미지를 재현하고 있다. 유부남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드는 첼리스트 역을 맡은 이요원은 예의 보호본능을 자아내는 순정파 여성으로, 사랑을 속이고 야망을 택하는 배신남 역할의 김성수는 특유의 도시적이고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인물들이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에 설득력이 부족하고, 또다시 불륜을 운명적인 사랑으로 포장하는 듯한 이야기 전개가 식상한 인상을 준다는 점은 앞으로 이 작품이 극복해야할 약점으로 보인다. 재벌 2세, 신분격차, 불륜, 엇갈린 사각관계 등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다루었음직한 진부한 인물과 설정들이 넘쳐나는데다 현실적 공감대와 다소 거리가 있는 극중 상황과 대사들, 다분히 이미지와 눈길끌기에 치중한 듯한 몇몇 장면들도 거슬렸던 부분.

무엇보다 <왕과 나>(SBS), <이산>(MBC)이라는 사극 돌풍이 양분하고 있는 월화극 시장에서, <못된 사랑>이 현대극과 정통멜로라는 장르적 차별화를 통하여 얼마나 고정 시청층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KBS의 평일 미니시리즈 시장은 올 한 해 그야말로 ‘드라마의 무덤’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이렇다 할 히트작을 한편도 배출해내지 못했다. 시청률이 평균 두 자릿수를 넘긴 작품이 전무한 반면, 애국가 시청률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광고마저 떨어지는 수모를 당한 작품이 즐비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정통 멜로드라마는 최근 안방극장에서 다소 하향세다. 한때 트렌디드라마의 최고 흥행보증수표로 꼽히던 권상우, 이요원이라는 확실한 투톱을 보유하고 있는 <못된 사랑>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KBS 미니시리즈와 멜로드라마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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