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3일 안양실내체육관.
안양 KT&G의 2006-07시즌 마지막이 된 경기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KTF에 2전 전패했지만, 누구도 그들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다. 특히 시즌 중 어려운 사정의 팀을 이끌고 플레이오프로 인도한 ‘초보사령탑’ 유도훈 감독은 모호한 판정 속출에도 의연한 모습으로 결과에 승복하는 매너를 보여 찬사를 받았다.
안양 KT&G에는 이미 이때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과연 안양에는 더위가 지나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올까.
▲ 분주한 여름나기
KT&G는 비교적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FA 계약과 트레이드 단행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것. KT&G는 내부 FA로 풀린 ‘희 트리오’ 주희정·양희승·은희석을 모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양희승은 팀에 마음이 떠나있었고 KT&G는 FA 시장이 끝나자마자 KTF에 양희승을 넘겨주며 황진원·옥범준을 받는 사실상의 ‘사인 앤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편, 신종석은 울산 모비스로 현금 트레이드됐고, 군입대 가능성이 높았던 이현호는 한 시즌 더 뛰기로 결정했다. 군에서는 박성운이 제대해 복귀했다.
연봉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 시즌 KT&G는 10개 구단 중 샐러리캡 소진율(85.3%)이 최하위였다. 하지만 다음 시즌의 성공을 위해 두둑한 연봉을 선수들의 손에 쥐게 해줬다.
주희정은 프로농구 연봉 서열 4위(4억원)에 해당하는 고액을 받았고, 은희석도 지난 시즌보다 107.1%가 오른 2억9000만원에 5년간 장기 계약했다. 핵심선수 중 연봉이 삭감된 이는 김일두 정도. 이현호가 연봉조정신청에 들어갔지만 샐러리캡 소진율은 벌써 92.1%로 지난 시즌을 넘어섰다.
▲ 새로운 ‘희(喜)’ 양희종
다음 시즌 기대대로 안양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면 아마 그 진원지에는 양희종이 자리할 것이란 기대. 연세대 시절부터 성인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양희종은 지난 2월초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KT&G에 지명됐다. 예년 같았으면 1순위감으로 손색이 없었지만, 올 드래프트는 근래 들어 가장 많은 특급유망주들이 쏟아진 해였다.
KT&G로서는 3순위로 1순위 못지않은 대어를 낚았고, 양희종 입장에서도 자신을 중심으로 꾸려질 새로운 팀에서 데뷔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올 여름에도 국가대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양희종은 다재다능한 스윙맨이다. 무엇보다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비력이 최대 강점. 강력한 맨투맨 수비는 물론, 리바운드나 블록슛·스틸에도 능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 역시 양희종의 트레이드마크. 수비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공격이 저평가됐지만 외곽슛을 조금 더 가다듬는다면 괜찮은 수준이라는 평이다.
비록 양희승은 떠났지만 새로운 ‘희(喜)’ 양희종은 팀 선배 주희정·은희석과 함께 ‘희 트리오’로서 안양팬들에 기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유도훈 농구의 완성은?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시즌 중 코치에서 타 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유도훈 감독은 짧은 시간에도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분주한 여름나기를 통해 이제는 유 감독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가장 눈길이 가는 변화는 역시 트레이드로 영입한 황진원과 옥범준. 유 감독 부임 후 첫 트레이드 단행이기도 하다. 황진원과 옥범준 모두 농구센스가 뛰어나고 볼을 다루는 재간이 훌륭하다는 점에서 유 감독의 색깔을 짐작할 수 있다.
유 감독에게는 올 여름이 생경한 과정이다. 감독으로서 오프시즌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 게다가 외국인선수 선발방식이 자유계약제에서 트라이아웃-드래프트제로 전환돼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전주 KCC-창원 LG 시절부터 신선우 감독의 오른팔 노릇을 톡톡히 해낸 실질적인 브레인이었다. 짧은 시간에도 감독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유 감독인 만큼 올 여름, 성공적인 팀 재정비와 초석 다지기로 안양KT&G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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