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일변도'에 묻히는 '대형 호재들'…한숨 깊어지는 국민의힘 [정국 기상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1.06 04:05  수정 2026.01.06 04:05

안팎 "계엄사과·외연확장" 목소리 나오는데

장동혁 "걸림돌 제거해야" 외치며 '자강론'

"윤어게인으로는 대여공세 효과 못 얻어…

중도·무당층 안아야 李정권 독주 견제 가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자강(自强)론을 앞세운 강경 일변도 노선을 고집하고 있다. 연대와 통합에 앞서 당 안팎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당내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 같은 강경 노선이 당의 통합이나 외연확장을 해칠 뿐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도·무당층의 외면을 부추겨 지속해서 터져나오는 정부·여당의 대형 실책 이슈들에 대한 공세가 힘을 잃을 것이란 걱정도 줄이어 나오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연루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거론하며 "통일교 게이트 특검과 함께 민주당 공천 뇌물 특검도 반드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통일교 게이트와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쌍특검'을 앞세워 대여 공세를 확산하고 있는 이유로 범보수연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개혁신당과 함께 통일교 게이트 특검법을 공동발의 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장 대표는 이달 안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만나 쌍특검 논의에 나설 예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장 대표의 이 같은 대여 공세와 연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등 범여권에 비해 의석 수가 모자라는 만큼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원하는대로 특검법을 관철시키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범보수연대와 관련해서도 장애물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대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의 얄팍한 계산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상황을 보면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함께하기에는 생각의 차이가 많이 돋보인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또는 계엄에 대한 지도부의 진심어린 사과가 없는 한 연대에는 선을 긋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같은 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년 인사회에서 "이제 계엄으로부터 당이 완전히 절연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발언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문제는 장 대표가 이 같은 당 안팎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란 점이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상황을 보면 연대와 통합이 필요하다고 단정하기보단 국민의힘의 힘을 키우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통합과 연대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있을 수도 있다. 그 걸림돌을 누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 제거 해야할지에 대해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 시장이 요구한 '계엄 사과'와 관련해선 "계엄에 대해 내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존중한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다"며 "내게 계속 계엄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건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간접적으로 반발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이처럼 장 대표가 자강론을 바탕으로 한 강경 일변도를 주장하면서 당내에선 연대와 통합의 가능성이 축소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대선 때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없었다고 단일화를 않고 완주했던 경험이 있는 정치인"이라며 "대선 때도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힘을 합쳐줄리 만무하다"고 분석했다.


당 안팎에서 우려가 더 확산되고 있는 지점은 연대와 통합이 선행되지 않으면 거대여당의 입법 강행과 독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특검을 앞세우기 위해 필수적인 대(對)여론전에 필요한 민심을 모으기에 강경 노선이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신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국민들은 그 문제있는 메신저가 무슨 말을 하든 듣질 않는다"며 "최근 터진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문제는 사실 매관매직이란 엄청난 문제인데 '너희는 윤어게인이잖아'라는 한 마디에 무력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고려했을 때 보수 20%와 진보 20%의 고정 지지층이 있는데 그 20%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중도층과 무당층을 안을 수 있는 전략으로 수정해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을 향한 독주가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강경기조가 지속될 경우 장동혁 지도부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이날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그렇게나 칭송받던 김도읍 의원이 정책위의장 자리를 던진 것은 분명히 현 지도부에 대한 경고 시그널"이라며 "앞으로 더 큰 시련이 닥치기 전에 장 대표가 결단을 내려 방향 전환에 나섰으면 한다. 더 이상 비대위로 가는 일을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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