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복잡해지는데'…국민의힘, 경기지사戰 '연대냐, 돌파냐' 고심 [정국 기상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2.10 05:05  수정 2025.12.10 05:05

추미애·김병주·한준호 경기지사 출마 채비

국민의힘 내부선 '뚜렷한 후보' 아직 안 보여

"동탄주민 원하면" 이준석과 연대설도 고개

"내실 있는 후보 내야" 돌파·맞불 목소리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 전략을 놓고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정부·여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지사에 출마하는 여당 후보들에 맞설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에선 경기도에 기반을 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연대해 선거를 풀어나가는 방법과 자체적으로 내실있는 후보를 꺼내 정면돌파에 나서느냐로 의견이 엇갈려 나타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잠재적인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유승민 전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원유철 전 원내대표,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동훈 전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혜 의원 등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화려한 내부 명단과는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선 아직 뚜렷한 경기지사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김동연 현 지사가 재선 도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임에도 한준호(경기 고양을), 김병주(경기 남양주을) 의원뿐 아니라 추미애 의원(경기 하남갑) 등이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당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에 비하면 확실한 후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지사는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인 자리다.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경기도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1372만5710명에 달한다. 초대형 행정구역을 관할하는 자리이니 만큼 차기 대권 관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6·3 대선에서 대권을 두고 경쟁했던 김문수 국민의힘 전 대선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 모두 경기지사 출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경기지사 도전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경기도 내 정치 지형 때문이다. 현재 경기 지역 국회의원 60명 중 53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인천·경기 지역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21%에 그친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20%p차로 상회했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경기도를 두고 "호남 만큼 어려운 지역"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 경기지사 자리에 대한 경쟁력도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경기일보가 조원씨앤아이·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달 29~3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현 지사가 20.2%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추미애 의원이 13.2%로 뒤를 이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김은혜 의원이 각각 10.7%, 9.2%로 추격하는 모습이긴 했지만 크게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란 분석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경기지사 탈환을 위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연대설이 나오는 모양새다. 보수적인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연대해 그를 경기지사 후보로 앞세울 경우 지선에서 선전이 가능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뉴시스

실제로 정치권에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만약에 경기지사로 (출마)해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실제 동탄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우리(주민)도 믿고 지원할 수 있다(는 의견을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동탄 주민들이 나중에 그걸(경기도지사 출마를) 원하는 상황이 나오거나, (나의) 더 다른 역할이 필요하다 하면 내가 (출마)하겠다"고 말한 이후 두 차례나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가진 이미지는 젊은 보수라는 점인데 동탄에서 한 차례 증명을 해낸 만큼 경기도에서 충분히 먹힐(효과를 발휘할) 인물"이라며 "이 대표가 개혁신당으로 나가고 우리(국민의힘)가 후보를 내지 않든, 합당을 하든 손을 잡고 경기지사 선거를 같이 치르는 건 굉장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다른 관계자도 "오세훈-이준석 연대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서울 오세훈-경기 이준석으로 나가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쪽에서 추미애 의원과 같은 강성파가 나오게 된다면 이미지 대비 효과로 반사이익까지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같은 연대에 관심을 갖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 대표가 보수 정치 회생을 위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세력과의 절연을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는 아직 절연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아울러 이 대표와의 연대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 지지층이 반발할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당내에선 원내 소속인 내실있는 후보를 내 맞불을 놔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기도 내 지역구를 두고 있는 송석준(이천), 김성원(동두천양주연천을), 김선교(여주양평)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김동연 지사가 민주당과 잡음을 내며, 여권 내 표가 갈라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 만큼 여권의 분열을 부추기며 내실 위주의 전략을 짜면 승산이 있단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민주당 소속 강득구 의원은 김동연 지사와 내년도 본예산을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강 의원은 김 지사를 향해 "배신감마저 느낄 지경"이라고 분노의 뜻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추미애 의원이 나오면 우리(국민의힘)에게 경기지사 선거가 유리해질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진짜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면 '경기도를 잘 아는 후보'를 꺼내는 게 맞다"며 "지도부가 강경한 반면 합리적이고 내실있는 후보를 낸다면 주민들의 생각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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