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구단 인수액…점점 커지는 이유는? [머니볼]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9.27 10:09  수정 2025.09.27 10:15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17억 달러에 매각

역대 최고액은 NBA LA 레이커스의 100억 달러

100억 달러에 구단 최고 경영권이 넘어간 NBA LA 레이커스. ⓒ AP=뉴시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짧은 역사와 스몰 마켓으로 유명한 탬파베이 레이스가 새 주인을 맞는다.


탬파베이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구단주 총회를 통해 구단 인수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탬파베이는 부동산 개발업자 패트릭 잘룹스키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이끌게 되며 매각 금액은 17억 달러(약 2조 3700억원)로 알려졌다.


스튜어트 스턴버그 구단주는 지난 2004년 탬파베이 구단을 2억 달러에 인수했다. 21년간 팀 운영을 도맡았고 구단의 가치를 약 9배에 늘려 막대한 수익을 얻게 됐다. 또한 스턴버그 구단주는 구단 지분의 10%를 보유해 계속해서 탬파베이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최근 전 세계 스포츠 구단들의 인수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매각 대금 또한 천문학적인 규모로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스포츠가 ‘즐길 거리’ 요소만 갖췄다면, 이제는 경제, 사회, 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현상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각 종목, 리그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투자 자금과 중계권료가 크게 늘었고 구단들은 티켓, 유니폼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구단 브랜드 판매, 스타디움 개발(부동산), 글로벌 투어, OTT 자체 플랫폼 등 여러 멀티 수익 구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스포츠 구단은 희소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구단 수가 30개팀이 불과하며 창단이나 신규 매각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매물로 나올 시 억만장자나 투자펀드 간의 자산 쟁탈전이 벌어지곤 한다. 이들에게 구단 인수는 단순한 투자처가 아닌 사회적 지위 향상과 정치적 영향력,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장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인수 금액인 17억 달러는 매우 큰 액수임에 분명하다. 이는 신세계 그룹이 KBO리그 SK 와이번스를 인수했던 액수(1352억원)보다 약 20배나 많은 수치. 이 격차는 양 리그의 시장규모와 거의 일치한다. 메이저리그의 전체 매출(2023년 포브스 기준)은 120억 달러(약 16조원)이며, 한국프로야구는 8분의 1 수준인 2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프로 스포츠 구단 매각 금액 TOP10. ⓒ 데일리안 스포츠

탬파베이의 매각 대금이 분명 큰 액수임에 분명하나 같은 메이저리그 또는 타 종목과 비교하면 명함을 내밀기가 머쓱하다.


지금까지 프로스포츠 구단 인수 금액이 가장 컸던 사례는 올해 지분 인수가 이뤄진 미국프로농구(NBA) 전통의 명문 구단 LA 레이커스다.


레이커스는 지금까지 구단을 소유했던 버스 가문이 미국의 스포츠 재벌 마크 월터에게 100억 달러(약 14조원)의 가치를 매겨 최대 경영권을 넘겼다. 대신 버스 가문은 지분의 15%를 남겼고 한시적으로 제니 버스가 구단을 이끈다.


매각금액 100억 달러는 같은 해 경영권이 넘어간 보스턴 셀틱스의 61억 달러(약 8조 5700억원)를 훌쩍 넘는 액수다. LA 레이커스의 최대 주주가 된 마크 월터는 LA 다저스의 구단주로도 유명하다.


매각 금액 역대 TOP10을 살펴보면 NBA가 5개, 미식축구가 3팀, 축구와 야구가 각각 1팀씩 차지하고 있다. 탬파베이의 인수금액은 TOP 10에 들지 못한다.


프리미어리그는 NBA와 함께 브랜드 파워가 가장 큰 리그로 꼽힌다. ⓒ AP=뉴시스

축구의 경우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54억 달러)가 비북미 프로스포츠 구단 중 유일하게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NBA의 인수 금액이 큰 이유는 미국의 3대 프로 스포츠(NFL, MLB, NBA) 중 가장 글로벌한 리그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농구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적인 팬덤이 형성되어 있어 국제 중계권과 스폰서십, 상품 판매의 수익이 매우 커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브랜드 파워가 큰 리그로 꼽힌다.


실제로 NBA는 지난해 방송 중계권료로만 11년간 760억 달러(105조 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는 힘을 보여줬다. 이는 곧 구단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매각 시 이전 거래 대비 2~3배의 가치 상승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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