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시술 따른 건강 문제들어 거듭 불출석 의사 전달
특검팀, 3차 소환 불응 처리…체포영장 청구 검토 돌입
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 국토부 서기관 구속영장도 청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출석 요구를 세 차례나 불응한 한학자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에 대해 강제구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 총재 측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 관계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수사팀은 한 총재 측의 자진 출석 의사와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 일정을 검토하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전날 한 총재 측이 심장 시술에 따른 건강 문제를 들어 불응했다. 지난 8일과 11일에 이어 3차 출석 요구까지 응하지 않은 것이다.
한 총재는 특검이 소환을 통보하자 돌연 병원에 입원해 시술을 받곤 대면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 특실에 입원해 다음 날인 4일 심장 관련 시술을 받았다.
한 총재 측은 심장 시술 이후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를 밑도는 등 건강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번에도 건강상의 문제를 들어 오는 17일이나 18일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한 총재 측이 매번 소환 조사 직전에 일방적인 불출석 의사를 밝혀오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이번 3차 소환을 불응 처리하고 피의자의 출석 의사와 무관하게 체포영장 청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관례적으로 수사기관은 세 차례 정도 출석 요구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체포 등 강제적 수단을 검토한다. 형사소송법에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한 총재는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30일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2022년 4월∼8월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청탁한 내용은 ▲국제연합(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YTN 인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 공소장에 윤 전 본부장의 청탁과 금품 전달 행위 뒤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고 적시했다.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윤 전 본부장과 공모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도 오는 16일 예정돼 있어, 이번주는 통일교 관련 의혹 수사에 분수령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토교통부 실무자였던 김모 서기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 김 서기관의 구속심사는 오는 17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국토부와 양평군청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 처가 측에 특혜를 주기 위해 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 소재지인 강상면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 서기관은 당시 용역업체에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제안한 인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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