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답변한 李대통령, 김진태 발언 기회 요청엔 '제동'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09.12 16:57  수정 2025.09.12 17:26

12일 강원서 이른바 '타운홀미팅' 간담회

현직 지사 김진태 요청엔 "나중에 하시죠"

반면 우상호에 대해서는 李·국토장관

경쟁적 언급…"우상호 발언하라고 할 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강원을 찾아 지역 현안과 관련해 이른바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다양한 강원 현안이 나왔지만, 현직 도지사인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언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두 차례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은 당적이 다른 김 지사를 향해 "좀 참으시라"면서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한 주민은 "당장의 변화를 원한다"며 특별자치도 자치 권한 확대를 비롯해 군사규제 완화, 평화관광 재개 등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자치 권한 문제는 모두 맞는 말인데, 보통 권한이 주어지면 잘 쓰면 아주 좋아지는데 잘못 쓰면 망가뜨려 버린다"며 "국회도 계속 특별자치도의 권한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는데,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우리가 재정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는데, 정부가 지방에 재원을 넘겨줄 때 특정 용도로만 쓰라고 정한 것을 포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넓혔다"며 "안전장치를 만들어가면서 지방정부의 권한은 최대한 확대하고 자율성도 높여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답변이 끝난 직후, 김 지사는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한참 발언을 했던 이 대통령은 김 지사를 향해 "지사님 좀 참으시죠. 도민들 얘기 듣는 자리인데"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좋은 얘기라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재차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은 "나중에 하시죠. 나중에"라면서 "이건 (타운홀미팅) 우리 국민들 얘기 듣는 자리지 뭐"라고 일축했다.


이번 타운홀미팅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 김윤덕 국토부 장관 등 다수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 모두 강원 발전과 관련한 모두발언을 했고, 김 장관은 추가 시간을 얻어가면서까지 미처 말하지 못한 '서울~강릉 KTX 증편' 시기까지 설명했다.


대조적으로 간담회 진행 중 범여권의 차기 강원도지사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이름은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에 의해 여러 번 거론됐다.


김 장관은 삼척~강릉 구간의 저속 문제를 두고 "우 수석이 나를 보자마자 이 문제가 1번이라면서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더라"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우 수석에게 (발언하라고) 할 껄 그랬다"며 "그분이 강원도라서 그렇게 (요청을) 한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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