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에서 치료까지"...삼성·LG, 'AI 의료' 생태계 구축 시동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07.11 06:00  수정 2025.07.11 06:00

LG, 정밀 의료 AI 모델인 '엑사원 패스 2.0' 공개

삼성, 美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젤스' 인수

글로벌 AI 의료 헬스케어 시장 선점 위한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삼성과 LG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의료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진단부터 치료, 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AI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기술력과 AI의 결합을 통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의료 분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오는 22일 'LG AI 토크콘서트 2025'에서 차세대 정밀 의료 AI 모델인 '엑사원 패스 2.0'을 소개할 예정이다.


엑사원 패스 2.0은 앞선 1.0 모델과 비교해 보다 많은 양의 고품질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했다. 병리 조직 이미지와 유전 정보를 담은 DNA, RNA 등 멀티오믹스 정보를 1만장 이상 학습하며 성능을 끌어올렸다.


이전 세대에서는 단순히 병리 조직 이미지만 학습하면서 특정 세포나 조직에 대한 특징에 매몰돼 예측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LG AI연구원은 신기술을 접목 시키며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8.4%까지 높였다.


LG는 이를 활용한 'AI 의료' 실현에 나선다. LG AI연구원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미국 내 최상위 의료연구기관인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의료 AI 플랫폼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LG AI연구원과 황태현 교수 연구팀은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암 환자들의 실제 조직 표본과 병리 조직 이미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암 분야를 시작으로 향후 이식 거부와 면역학, 당뇨병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LG의 이번 행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중장기 전략 기조와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AI와 함께 바이오·클린테크를 그룹의 새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젤스' 인수를 결정하며 AI 원격의료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갤럭시 워치 등 기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의료기관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커넥티드 케어' 플랫폼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갤럭시 워치·스마트폰·갤럭시 링 등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삼성헬스에 수집되는 생체 데이터를 병원 의료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질병 예방부터 치료·사후관리까지 통합하는 원격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삼성은 젤스가 보유중인 의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젤스는 미국 내 주요 대형 병원 그룹을 포함한 500여개의 병원과 당뇨, 임신, 수술 등과 관련된 70여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을 파트너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웨어러블→AI 분석→병원 연계'로 이어지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의 이같은 행보 역시 그룹의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통신문을 통해 "AI 산업 성장이 만들어 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메드텍(의료기술)·차세대반도체 등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시장의 확장성은 담보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헬스케어 AI시장은 2023년 158억 달러에서 2030년 1817억 달러(약 250조원)로 성장이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AI가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며 "AI를 기존 산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응용에 집중하며 의료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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