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평정 후 떠난 기준 역, 11년 만에 돌아와 처절한 복수 시작
“누아르 시나리오 귀해…아직은 체력적으로도 괜찮다. 계속 해 나가고파”
영화 ‘회사원’ 이후 약 13년 만에 ‘액션’으로 돌아왔다. ‘광장’으로 오랜만에 누아르 장르를 소화한 배우 소지섭은 “관절은 조금 안 좋아졌다”고 농담했지만 타격감 넘치는 액션도, 이를 통해 발산되는 카리스마도 여전했다.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소지섭 분)이,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기석(이준혁 분)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작품이다.
소지섭이 연기한 기준은 한때 광장 세계를 평정할 만큼 뛰어난 싸움 실력을 가진 인물.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 세계를 떠났지만, 동생의 복수를 위해 돌아와 피 튀기는 싸움을 다시 시작한다. 기준의 복수 과정이 ‘광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이때 다양한 액션 씬들이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 ‘존 윅’ 시리즈와도 비교될 만큼 서사는 단순화하되, 액션에 공을 들였다. 아킬레스건이 잘린 핸디캡에도 불구,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기준 역의 소지섭은 한국판 ‘존 윅’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제가 누아르 장르를 좋아해서 그런지, ‘존 윅’과 비교가 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 (‘광장’을) 좋게 봐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한 건 아니다.”
그러나 ‘존 윅’과 액션 씬의 내용까지 비슷한 건 아니었다. 기준만의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보는 재미가 곧 ‘광장’만의 개성이 된 것. 일각에서는 ‘주인공이 너무 강력하다’고 ‘비현실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일 대 다수의 액션 씬을 완성도 높게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과정을 거쳤다.
“기준이 복수하는 과정에 있어서, ‘멈출 순 있어도 뒤로 가진 말자’라고 생각했다. 일대 다수의 액션이 많아서 공간 활용도 잘하려고 했다. 많은 인원이 나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멈칫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자연스러워야 했다. 기준이 일단은 강하고, 세 보이는 인물이어야 했다.”
실제 격투기 선수인 김태인도 출연해 ‘광장’ 액션의 특별함을 더한다. 소지섭 또한 그와의 촬영 과정을 ‘쉽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이렇듯 그간 하지 않았던 시도를 통해 액션을 완성했기에, ‘광장’만의 독특한 색깔이 완성될 수 있었던 셈이다.
“액션 시퀀스가 적지 않았는데, 4회 단체 액션 씬이 가장 힘들었다. 거의 일주일 정도 찍은 것 같다. 일대 다수 시퀀스가 힘든 것이, (합이) 조금만 달라져도 다칠 수가 있다. 실제 격투기 선수와 할 때도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그 에너지가 있었다. 다만 (배우가 아니라) 끊어치는 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소지섭은 오랜만에 액션 장르에 다시 도전한 것에 대해 “일부러 피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시스템에, 체력적으로도 힘들 법했지만, 소지섭은 앞으로도 액션 장르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누아르 시나리오가 귀하다. 만들어지는 것이 많지 않고, 또 제게 안 들어온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액션은 좋아하는 장르이다. 계속하고 싶다. 관절이 안 좋긴 하지만 아직은 체력적으로도 괜찮다.”
‘광장’은 물론, 최근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역주행하며 젊은층에게 다시금 회자가 되고 있다. 이에 소지섭은 “처음엔 이게 맞나” 싶기도 했지만, 그만큼 좋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로 활약한 것이 ‘감사하다’는 걸 깨달았다. ‘소간지’라는 수식어가 아직까지 통용되는 것에도 감사함을 느꼈다.
“‘소간지’는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끝나고 붙은 수식어다. 지금은 감사하지만 당시엔 부담스러웠다. 자꾸 (그 수식어를) 생각하게 되고. 그런데 지금은 제게만 붙은 수식어라 감사하다. 좋죠, ‘간지’인데. 앞으로도 유지하고 싶다.”
출연 작품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해 나갈 생각이다. “한 번 하고 나면 전보다 회복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어울리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사이 끊임없이 고민하며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요즘엔 연기가 즐겁지만 힘들기도 하다. ‘자기 복제’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새로운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쉽지 않다 정말. 감정 기복이 심한 연기를 하는 편이 아니라 디테일한 연기를 하는 편인데, 그래서 더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저도 답은 못 찾겠다. 힘든데 계속하게 된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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