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오르기 전 막차탄다”…노도강·금관구로 번지는 매수세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06.11 07:00  수정 2025.06.11 07:00

금리 인하에 대출 규제 앞두고 무주택자 중심 실수요↑

새 정부 출범 기대감도 부동산 시장 불장 조짐에 영향

‘중저가 밀집’ 서울 외곽 지역 일대 내 집 마련 ‘활발’

서울 집 값이 거래량 증가와 함께 다시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집 값이 거래량 증가와 함께 다시 들썩이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핵심 지역 위주로 움직이던 매수세가 최근 들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오는 7월 대출 규제 시행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가 늘어난 데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과 우려 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5월 아파트 거래량은 5877건이다. 한 달 전(5377건) 대비 9.3% 증가했다. 이달 말까지 신고기한인 점을 고려하면 5월 최종 거래량은 7000건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본격적인 대선 정국 돌입,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및 재지정 등으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널뛰기를 했다. 올 1월 3501건에서 2월 6600건, 3월 1만212건까지 치솟았던 거래량은 4월 들어 5377건으로 대폭 내려앉았다.


이후 5월 들어 거래량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굳어지는 분위기인 데다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향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함과 동시에 민주당 집권 시기마다 집값이 급등하던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도 나온다.


매수세도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집 값 상승을 견인하던 인기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과 금관구 등으로 옮겨 붙고 있다.


같은 기준 강북구의 5월 아파트 거래량은 102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로구의 거래량도 한 달 전보다 132.2% 늘어난 613건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6월(913건) 이후 가장 많다.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도 같은 기간 403건에서 428건으로 늘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성북구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은 한 달 전 42.3%에서 4.6%포인트 오른 46.8%를 기록했다. 노원구 역시 같은 기간 4.5%포인트 증가한 44.5%로 집계됐고 금천구는 44.7%에서 46.3%로 늘었다.


서울 전체 상승거래 비중은 47.9%로 한 달 전보다 0.6%포인트 소폭 늘었는데 성북·노원·금천구가 서울 평균치보다 높은 셈이다.


업계에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만큼 한동안 내 집 마련에 서두르는 무주택자의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부족 우려가 점차 심화하는 것도 이 같은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10억원 안팎의 아파트가 밀집한 강서·종로·관악구 등도 5월 매매계약건수가 4월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전 막차 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 거래량 증가와 함께 수도권 선호지역을 중심으로도 상승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 한강벨트 일대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 대출이나 부동산 규제 등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반면 노도강·금관구 등지는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체감 효과가 큰 편”이라며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이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 이 같은 움직임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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