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아이유·르세라핌…장년·노년 팬심을 잡아라 [D:방송 뷰]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6.10 13:06  수정 2025.06.10 13:06

연예인들의 작품‧앨범 홍보 전략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장년‧노년층을 소비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급증했다. 특히 한동안 OTT에 밀려 ‘장년‧노년층만의 플랫폼’으로 인식되던 TV에, 이들이 주 타깃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색다름을 안기고 있다.


ⓒKBS1 '아침마당'

3일 이제훈은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영화 '소주전쟁'을 홍보했다. '아침마당'은 지난해 황정민과 정해인이 '베테랑' 홍보차 방문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그런가 하면 아이유와 박보검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홍보를 위해 3월 '가요무대'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같은 달 차주영은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해 '원경' 종영 이후의 근황을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가요계에서도 포착된다. 그룹 르세라핌은 지난해 9월 KBS1 '6시 내고향'에 출연해 "어르신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출연했다"고 밝혔다. '아침마당'에는 김재중과 그룹 이펙스, 웨이션브이 등 다수의 아티스트가 출연해 무대를 펼쳤다. 그런가 하면 태양은 KBS1 '한국인의 밥상'의 스페셜 내레이터로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40대 이하의 젊은 연예인들이 작품‧앨범 혹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홍보하기 위해 장년‧노년층 타깃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현상은, 이들의 영향력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향력은 한동안 열풍을 일으켰던 트로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됐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장년‧노년층이 시청률을 올려주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콘서트 티켓 판매, 광고 제품 판매 등으로 젊은 팬덤 못지않은 ‘막강한 중년‧노년 팬덤’ 영향력을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장년‧노년층이 주 소비층인 TV 프로그램 역시, OTT 등으로 외면받던 과거와 달리 ‘홍보’ 차원에서 주목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이들을 이어주는 40대 전후 중년층의 역할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속칭 X세대로 불렸고,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SES, HOT 등으로 팬덤 문화의 시작을 알렸던 이 세대가 현재 40대 중후반과 50대 초반에 포진하며, OTT세대와 TV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장년‧노련층을 노린 '아침마당', '6시 내고향', '백반기행' 등의 프로그램 출연은 여태껏 타 연예인들이 자주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프로모션인 만큼 젊은 층에게도 화제를 모을 수 있다. 아이유와 박보검의 '가요무대' 공연은 약 740만 뷰를, 김재중의 '아침마당' 출연 영상은 176만 뷰를 기록하며 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만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처럼 방송사마다 간판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홍보하려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타깃층이 맞으면 출연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또 중장년 타깃형 프로그램 출연이 팬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며 "프로그램 입장에서도 다양한 게스트가 나오는 것이 화제성으로 직결되는 만큼 상호 이해관계가 잘 맞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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