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9…'이재명 대세론' 이변 조짐에 민주당 '당혹감'

대선 후반부, 김문수→이재명 '맹추격'

두 자릿수 격차서 한주 만에 한 자릿수

김문수·이준석 '막판 단일화' 여부 관건

민주당 "단순 합산 지지율보다 하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2차 사회 분야 TV토론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3 대선이 종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초·중반부까지만 해도 압도적 선두를 유지하던 이재명 후보의 뒤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당초 '이재명 대세론'에 자신감을 보이던 민주당은 '보수 과표집' 현상을 주장했지만,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가 그간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이재명 후보를 맹추격 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무선 100%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가 46.6%, 김문수 후보는 37.6%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9.5%p보다 0.5%p 좁혀진 9%p였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22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45%, 김문수 후보는 3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이재명 후보는 6%p 하락한 반면, 김문수 후보는 7%p 상승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도 10%로 집계돼 지난주 대비 2%p 상승했다.

앞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직전 조사(20~21일) 대비 이재명 후보가 1.5%p, 김문수 후보는 1%p 하락한 반면, 이준석 후보는 1%p(9.4%→10.4%) 상승했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지난주 22%p에서 한주 만에 9%p로 크게 좁혀졌다.

그간 '이재명 대세론'으로 견고하던 판세가 대선 후반부에 접어들어 변수가 발생할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은 "예상했던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간담회를 열어 "나는 일관되게 후보 간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 격차만큼 좁혀질 거라고 했었다"며 "현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경로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43.5%, 국민의힘은 37.8%, 개혁신당은 7.7%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5.3%로 조사됐다. 또 '차기 대선 집권세력 선호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9%가 "민주당 등 야권의 정권교체"라고 답한 반면, "국민의힘 등 범여권의 정권 연장"은 40.8%이었다. 6.3%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와 관련, 김민석 위원장은 "머리를 차분하게 식히고 본다면 9%p, 10%p로 좁혀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역으로 본다면 9%p, 10%p라는 넘지 못할 차이가 지속되는 것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며 "단일화를 포함한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내란 극복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를 반전 시킬 방법은 없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란 옹호냐, 아니냐에 대한 양 정당(국민의힘·개혁신당)의 지지층의 성격이 다르다"며 "만약 단일화가 이뤄졌을 경우 '야합'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분노 때문에 오히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지고, 그 결과는 분명 (두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것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관건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장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단순 합산이 이재명 후보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해볼만 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단일화의 키를 쥔 이준석 후보는 공개적으로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나는 이준석 후보의 내심 99%와 김문수 후보 및 국민의힘의 100% 동기가 합쳐져 (단일화가) 시도되고 성사될 수 있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저들이 (단일화를 통해) 승리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 결국 최종 시점에서 김문수 후보는 지금보다 조금 더 상승한 2위, 이준석 후보는 지금보다 조금 떨어진 3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1·2·3 투표 캠페인'을 제안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기호 1번 이(2)재명, 3표가 더 필요하다"며 "주위에 1·2·3 투표 캠페인을 전파해달라"고 호소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