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텔경제론'…"노쇼로 자영업자 피해 봐도 돈이 돌았으니 이게 경제?"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5.05.18 06:10  수정 2025.05.18 06:10

이재명, 군산 유세서 "경제란 돈이 도는 것

여행객이 예약금 다시 받아가도 돈 돌았다"

송언석 "호텔, 환불에 적자와 파산 자명"

강사빈 "돈 돌려줘도 활력 찾았다? 해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청연루에서 청년 국악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 국악인들의 연주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시 꺼내든 '호텔경제론'이 화제가 되고 있다. 8년 전인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처음 꺼내들었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최근 육성 연설을 통해 이 후보가 아직도 '호텔경제론'을 신봉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호텔에 예약금 10만원을 건넸다가 여행 계획이 취소돼 예약금을 도로 받아가도 돈이 돌면서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호텔경제론'에 대해 국민의힘은 "'노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만 존재해도 돈이 돌았으니 이게 경제냐"라며 비판을 쏟아붓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속 경제재건축위원장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의 '순환경제론'은 잠시 머물다 떠나버린 여행객의 예약금으로 시작된 허상이자 몽상"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은 예약금을 줬다가 이를 환불해가는 책임감 없는 여행객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마을을 번성시킬 수 있는 검증된 지도자"라고 포문을 열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전날 전북 군산초등학교 앞 유세에서 "경제가 엄청 복잡하고 특별한 사람만 안다고들 생각하지만, 경제란 돈이 도는 것"이라며, 특유의 '호텔경제론'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동네에 관광객이 오기 전에 이틀 묵을 거라며 예약금 10만원을 보내 호텔 주인이 받았다"며 "오랜만에 돈이 들어왔으니 외상값을 갚자고 하면 식품가게 주인에게 돈이 들어와 통닭을 사서 먹는다"고 가정했다.


이어 "통닭가게 주인은 10만원이 들어와 옆집 신발가게 외상을 갚았다. 신발가게 주인은 '드디어 돈이 들어왔으니 빵 사먹자'고 해서 빵을 사먹는다"며 "빵 가게 주인은 호텔에 외상빚 10만원을 준다"고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후 여행객이 일정이 바뀌어서 호텔에서 다시 10만원을 받아간다"며 "이 동네에 들어온 돈은 아무 것도 없는데 돈이 돌았다. 이게 경제"라고 단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17년 2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을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됐던 이른바 '호텔경제론' ⓒ구 이재명 캠프

이와 관련, 송언석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는 한 여행객이 호텔에 지불한 10만원 예약금이 가구점과 식육점 등 마을 전체를 순환했고, 여행객은 숙박 없이 예약금을 환불받아 떠났지만 마을 경제는 살아났다며 이것이 경제라고 주장했다"며 "경제 문제를 마치 동화처럼 포장하는 수준 낮은 경제 인식"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실제 수입도 아닌 예약금이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게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예약금으로 가구점에 돈을 썼던 호텔이 이를 환불해주게 되면서 오히려 적자와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라고 조소했다.


나아가 "이처럼 감성적이고 무지한 인식은 결국 국가재정의 무분별한 확장과 포퓰리즘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돈만 돌면 된다'는 논리로 국민의 혈세를 뿌리는 재정 정책은 결국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대변인도 "이재명 후보가 군산 유세에서 '경제라는 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더라'며 '괴짜 경제관'을 드러냈다"며 "호텔에 한 관광객이 예약금을 줬는데, 후에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돈을 돌려줘도 동네는 발생한 거래들로 인해 활력을 찾았다는 것이다. 참 해괴망측한 이야기"라고 혀를 찼다.


강 부대변인은 "결론적으로 동네에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으며 '노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만 존재할 뿐"이라며 "그런데 이를 두고 '돈이 돌았다' '이게 경제다'라며 자평하는 이 후보의 모습을 보자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괴짜 경제관'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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