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문수, 240㎞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 無…경기·충청 민심에 '큰절'

데일리안 수원·화성(경기)·세종·대전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05.17 00:05  수정 2025.05.17 00:18

성남~수원~화성~천안~세종~청주~대전

'승부처' 수도권·중원 누비며 표밭 다져

'청렴 결백' 강조…반명 정서 끌어올리기

GTX·행정수도 공약으로 '행정 능력' 부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문화의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비 내리는 경기·충청 지역에서 시민들을 향해 수 차례 '큰절'을 올렸다. 궃은 날씨에도 유세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그는 이날 하루에만 서울에서 대전까지 240㎞ 이상을 이동하며 교통·행정수도 공약을 발표하고 시민들과 만났다. 7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그의 얼굴에선 지친 기색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이를 방증하듯 남자 어린이를 목말을 태워 유세 현장까지 100m 남짓 걸었다.


김문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첫 주말을 앞둔 이날 경기·충청 지역을 누볐다. 이날 진행된 공개 일정만 8개다. 성남시 판교역에서 진행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수원시 지동시장 유세 △화성시 동탄역에서 교통 공약 발표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 유세 △천안시 백화점 앞 유세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에서 대전·충청·세종 공약 발표 △청주시 유세 △대전시 도보 유세 등이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을 이틀 연속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승부처로 꼽히는 '중원'에서 표밭을 다진다는 의도다.


김 후보의 이날 유세는 '청렴 결백'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장동 개발 의혹,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언급하며 경기도지사 8년 재임 동안 단 한 건의 부정부패, 사업 관련자 사망 등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반명(반이재명) 정서'를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수원 지동시장 유세에서 광교신도시 건설 경험을 언급하면서 "대장동의 10배 이상 되는 광교신도시를 만들었지만, 단 한명도 구속된 사람 없다. 공무원 중에 문제돼 의문사한 사람 한 사람도 없다"며 "김문수가 광교신도시를 개발하고 한 번이라도 수사를 받거나,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느냐. 들어봤다면 지금이라도 신고하시라"고 했다.


이어 "내가 광교신도시를 만들 때 '천년을 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의 광교를 만들었다"며 "공무원들에게 '절대로 여기는 부정부패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렴영생 부패즉사'를 강조했다.


또 김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겨냥해 "내가 경기지사 8년 하는 동안에 내 아내가 법카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느냐"라며 "(나는) 여러분을 겸손하게, 깨끗하게 섬기는 경기지사였다"고 힘줘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시민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 후보는 동탄 센트럴파크 유세에 이어 천안·청주 유세에서도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는 청주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여러 가지로 잘못해서 경제도 어렵고 힘든 점이 많은데 내가 앞으로 확실히 더 잘하겠다"며 "지금보다도 더 여러분들 행복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하겠다는 다짐을 담아서 여러분들한테 큰절을 올릴 테니까 박수로 맞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나는 결혼하고 단 한 번도 내가 총각이라고 어떤 사람들한테 가서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내가 검사라고 속여본 적이 없다"며 "그런데 민주당이 요즘 어떻게 하고 있느냐. 자기를 수사하는 검사들을 전부 다 탄핵하겠다고 해서 검찰총장부터 전부 탄핵하는 이런 것 보셨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둑X들이라는 것이냐 뭐냐, 자기 발이 저리니까 아예 검찰청을 없애버리겠다는 이런 흉악범들 전부 잡아넣어야 한다"며 "암행어사 김문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엉터리 탐관오리, 도둑X, 잡범은 모두 다 청주교도소에 집어넣겠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 문화의거리를 찾아 한 아이를 목말을 태워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진행한 유세에선 유독 김 후보를 향한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김 후보가 차에서 내리자 많은 시민이 몰려들었다. 김 후보는 자신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한 남자 어린이와 인사를 나눈 뒤 목말을 태워 무대 인근까지 이동했다.


무대에 오른 김 후보는 이 대표를 겨냥해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거짓말 잘하는 사람, 자기 말 안 듣는다고 대법원장도 청문회하고 대법관도 100명으로 늘리고 검사는 수사도 못하게 하겠다는 이런 무지막지한 독재자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김 후보가 한화이글스의 승리를 기원하자 시민들의 환호는 더욱 커졌다. 김 후보는 학생들로부터 선물받은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류현진 선수는 내가 경기지사 할 때 '경기도 리틀야구단', 야구는 하고 싶은데 형편이 안되는 우리 어려운 집안 아이들을 위해 류 선수가 리틀야구단을 만들어서 지원하고 내가 밀어줬다"며 "류 선수가 지금 여기서 훌륭하게 뛰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표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줄 수 있는 위대한 심판의 날, 6월 3일 누구와 함께 하겠느냐"며 "대전 시민과 함께 6월 3일 위대한 진실의 승리, 거짓의 심판의 날로 고치게 만들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역 앞에서 광역급행철도(GTX) 전국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 후보는 이날 GTX 등 교통공약, 행정수도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동탄역 앞에서 "수도권 인구급증과 1·2·3기 신도시 건설로 교통체증이 심화돼 우리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며 "기존 순환망을 지하화하고 기능을 보강하고 새로운 축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내 GTX A·B·C 노선을 개통하고 D·E·F 노선을 착공해 GTX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동탄~안성~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을 잇는 수도권 내륙선은 GTX로 설계한다. 경부·경인 고속도로 지화화도 계획했다. 또 광역교통 복합환승센터, M버스, 2층 전기버스, 출퇴근 전세버스 등을 대폭 확충 및 시간제 버스전용차로 도입 등 대중교통 이용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부지에선 국가운영의 효율을 제고하고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세종 완전 이전, 대통령 제2집무실 조기 건립을 공약했다. 또한 여성가족부·법무부 및 대통령소속위원회 7개, 행정위원회 4개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건립, 국회의사당 완전 이전을 더 빨리하자. 2032년이 아니고 2029년에 하자"고 힘줘 말했다.


행정수도 구축의 필수 조건으로 세종시의 교통 인프라 확충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김 후보는 충청권 광역철도(CTX)를 대책으로 내놨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즉시 대전에서 세종을 거쳐, 세종에서 오송으로, 오송에서 다시 청주공항으로, 그래서 다시 대전으로 연결되는 CTX를 고속철도망을 반드시 완성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날 하루 경기·충청 지역을 누빈 김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날인 17일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교도소 터를 방문한다. 이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를 진행한 뒤 전주로 이동해 공약 발표와 한옥마을 거리 유세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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