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가는 아이돌②] 기획사 상담 시스템, 제 역할하고 있나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4.29 13:00  수정 2021.04.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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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진원 아이돌 심리상담, 10년 새 약 18배 증가

기획사 전속 상담사 등 관리체계 마련돼야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예술산업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종사자와 연습생이 증가하는 동시에, 연예인의 사회 전반에 대한 영향력 또한 높아지면서 이들의 정신적 건강과 건전한 활동을 위한 소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성과 달리 아이돌 멤버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소속사에선 그 뜻을 받아들여 활동을 쉬게 해주거나, 치료를 받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사실 이런 지원은 최근 들어 달라진 추세다. 사회적인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소속사에서도 아이돌을 하나의 상품이 아닌,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돌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기획사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꾸준하고 정기적인 심리상담이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기획사와 연계해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첫해에는 상담 건수가 40회에 그쳤지만 2013년 107회, 2015년 139회, 2017년 167회 그리고 지난해엔 총 699회로 크게 늘고 있다. 연예인도 기획사도 심리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한 덕에 10년 새 약 18배 증가한 것이다.


콘진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일대일 대면 심리상담과 별도로 그룹 활동을 하는 특성을 고려한 집단상담과 청소년 연예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매니저들의 상담도 병행했다. 상담에 참여한 연습생은 “보는 눈이 한층 더 넓어졌고, 대인관계에서의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직접 마주해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좋았다”고 후기를 전했다. 올해는 기존의 청소년 중심에서 성인 연예인과 연습생까지로 대상을 보다 확대해 890회 규모의 일대일 대면상담과 별도의 심리검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성인지, 자살예방 등 필수 교육부터 인성, 시간관리 등에 대한 강의도 진행한다. 지난해엔 총 1429명의 청소년 연예인 및 연습생이 교육에 참가했다. 교육에 참가한 한 연습생은 “기존 인성교육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평했으며, 다른 연습생은 “내가 놓치고 있던 매너나 잘못하고 있는 대화법,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고 전했다.


콘진원 정경미 부원장은 “한국의 대중문화예술산업이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며 그 위상을 날로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산업의 근간이 되고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보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의 심리상담과 소양교육 프로그램이 연예인과 연습생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투래빗츠컴퍼니

기획사 자체적으로도 연예인의 심리 상태를 보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돌을 육성하고 있는 국내 기획사 10여 곳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기획사에서는 인성 교육 프로그램이나 심리 상담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었다. 기획사마다 방법은 다르지만 보통 소속 연예인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면 심리상담 센터를 연결해주거나, 임상심리사를 회사로 초청해 상담을 받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전속 심리상담사를 두거나 정기적인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획사는 거의 전무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더 많은 기관, 기구가 역할을 분담해 조금 더 개인에 특화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이돌이 직접 고통을 호소하기 전,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 라이프코칭을 담당하고 있는 투래빗츠컴퍼니 조정화 코치는 “스케줄이 바쁜 아이돌의 특성상 외부에서 상담을 받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무엇보다 심리적 고통을 아이돌 자신이 직접 이야기할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랩이나 댄스 등의 트레이닝을 하는 것처럼 심리 상담도 당연하게 여겨져야 한다. 조기 트레이닝이 선행된다면 상담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한 멘탈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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