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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문제아’ 노엘의 컴백을 누가 응원할 수 있을까


입력 2021.04.21 15:27 수정 2021.04.21 15:2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1인 레이블 설립하고 컴백 준비 중

음주운전·운전자 바꿔치기·보험사기 전과

쓴소리 던지는 대중은 '벌레' 취급

ⓒ글리치드 컴퍼니 ⓒ글리치드 컴퍼니

오프라인에서 특정 집단으로 운영되던 팬덤 문화가 3세대에 접어들어 인터넷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팬덤 문화는 ‘동경’이 바탕이 됐고, 맹목적인 애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팬덤에서 벗어나 대중문화의 소비자이자, 또 다른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던 스타가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을 경우, 무조건 감싸주는 것이 아닌, 정면에서 비판하거나 소비를 거부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정준영 카톡방 사건’ 이후 정준영을 비롯해 해당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거론된 인물들에 대한 팬들의 지지 철회 의사가 잇따랐다. 최종훈의 경우는 소속되어 있던 FT아일랜드에서, 용준형은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했다. 심지어 로이킴의 경우는 그가 한 막걸리 업체의 대주주라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팬덤의 변화와 그에 따른 좋은 예도 있다. 과거 일부 팬들이 그룹 방탄소년단의 가사에 여성 혐오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들은 “내용 중 일부가 창작 의도와는 관계없이 여성 비하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많은 분께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는 사과와 함께 가사를 다시 검토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이 같은 대처는 팬들과 사회의 쓴 소리이자 조언에 귀를 기울이려는 자세에서 비롯됐고, 곧장 ‘인식이 있는 아이돌’로 통하게 됐다.


그런데 최근 1인 레이블을 설립하고 컴백을 예고한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의 경우는 어떨까. 노엘은 ‘연예계 문제아’로 통한다. 그만큼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았다. 그는 공원의 여성 동상을 대상으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미성년자 신분으로 흡연과 음주를 하는 등 각종 논란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두고 쓴 소리를 하는 이들을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뜻의 속어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의미)이라고 표현했고, 그들을 ‘사람’이 아닌 ‘벌레’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는 엠넷 ‘고등래퍼’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뒤에도 과거의 성매매 시도 행적이 드러났고,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 의혹도 불거졌다. 재판에서 노엘은 특가법상 위험운전 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운전자 바꿔치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보험사기)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재판부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 준법 운전강의수강을 명령했다.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후 유예기간 동안에도 운전을 하고 불법주차, 불법유턴 등을 한 것이 알려져 또 한 번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물론 음악적인 면만 봤을 때, 노엘은 그동안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은 물론 ‘SUMMER 19’ ‘18'F/W’ ‘DOUBLEONOEL’ 등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구축해왔다. ‘고등래퍼’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리게 됐지만, 그 전부터 사운드 클라우드에 있던 노래들로 이미 꽤나 해당 씬에선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음악이 제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거듭된 물의를 일으키는, 또 잘못에 채찍질을 하는 대중을 ‘벌레’ 취급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은 누구에게도 환영받기 힘들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컴백 앨범에 노엘은 팬들을 위한 팬송도 함께 담을 예정이다. 자신에게 ‘바른말’이 아닌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팬들을 위한 노래다. 그들 역시 싫은 소리를 하는 순간, ‘벌레’ 취급을 당할 테지만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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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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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위 2021.04.22  09:44
    숨어서 활동해도 안 될 일을 대놓고 예고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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