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수 한풀 꺾인 개미…해외주식 쏠림 더 커졌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1.04.15 16:11  수정 2021.04.15 16:19

개인 하루 평균 순매수, 1조원대서 403억원으로 급감

올해 1분기 해외주식 결제 규모 176조원...작년말대비↑

최근 5개 분기 외화증권 보관 및 결제금액ⓒ예탁결제원

올 초 코스피가 3000선을 훌쩍 넘으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동학개미의 순매수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37조5000억원 규모의 돈을 쏟아붓던 개미들이 최근 순매수세가 줄어들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개미들은 국내 주식을 파는 대신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월 1일~4월 15일) 들어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403억원에 그치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후 지난 1월 개미가 하루에 1조원을 웃도는 금액을 순매수 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개미의 매수세가 최근 급격히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강세장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여서다.


최근 개미의 국내주식 매수세가 주춤하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폭발적으로 늘었던 하루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5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월 약 26조5000억원 보다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인식되는 고객예탁금 규모는 63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말 68조원까지 불어났다가 소폭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은 이달(1일~15일)들어 2조6000억원의 자금을 순매수하며 복귀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개인은 국내 주식 매수세를 줄이면서 해외주식을 크게 늘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해들어 국내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해외주식 규모만 176조에 달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말) 동안 사들인 외화증권 결제금액 규모는 1575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외화증권 결제금액 규모는 176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외화증권 중 주식이 1285억1000만 달러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주식 보관금액 규모도 작년 말 대비 22.6% 증가한 577억2000만 달러(64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해외주식으로 갈아타는 개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도 급격하게 늘어난 해외주식 투자 개미들을 위한 수수료 서비스와 각종 마케팅으로 사활을 걸고 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중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주식 대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고객을 위한 달러 지원 이벤트를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잠재적인 고객 확보 차원에서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세금신고 대행서비스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대행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29일 관련 서비스를 시행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해외주식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은 개미들의 해외주식 구매력을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주식 분기 약정대금도 전분기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주식 거래 비중은 2019년 75%, 2020년 90%에서 올해 1분기에는 93%까지 도달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수익은 전분기대비 10% 증가했다"며 "증시 등락과 무관하게 증권사 내부한도의 점진적인 확대에 따라 2분기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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