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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성추행 파장…박원순·오거돈 성비위 각인효과


입력 2021.01.27 00:00 수정 2021.01.27 05: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정의당, 대표 직위해제 나아가 무공천 검토

재보선 원인제공하고 공천강행 민주당 궁지

사건 6개월 만에 사과했지만…진정성 있나

'박원순' 언급 없이 출마한 박영선…야권 질타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논의하기위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전략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논의하기위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전략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가 성추행으로 자진사퇴한 사건이 오는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재보선이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인해 치러진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상기시켜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자 '유체이탈'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강성지지층 사이 '정의당 해체' 주장이 나왔지만, 이 역시 대중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26일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건에 대한 소식도 충격이었지만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며 "충격과 경악이라며 남이 겪은 문제인 듯 타자화하는 태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성추행 사건의 사후 조치를 두고도 정의당과 비교해 민주당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전 정의당 대표는 사건발생 10일 만에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정의당은 서울시장 무공천을 검토 중이다. 전임 시장의 성비위로 막대한 선거비용의 낭비를 초래했음에도 당헌당규를 수정해 공천을 강행한 민주당이 더욱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도 부랴부랴 피해자에 사과하며 뒷수습에 나서긴 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피해자와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고, 성추행 피소 사실을 유출한 남인순 의원은 "변명의 여지없는 제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피해호소인' 지칭을 사용한 데 대해서도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사건 6개월 만에, 그것도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는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가 나온 뒤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 낸 바 있다.


이 같은 인권위 결론 전까지 민주당은 법원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인정했음에도 "박 전 시장의 판결이 아니다"라면서 버텼고, 남 의원도 "피소 상황을 (박 시장 측에) 알려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해왔다. 이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박 전 시장 관련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야권 인사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실망스러운 것은 이 선거가 왜 치러지느냐에 대한 성찰이 빠져 있다는 점"이라며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박 후보는 진실을, 피해자의 고통을,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차갑게 외면했다"며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한데, 기어이 나서고서도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본질적으로 이번 재보궐 선거는 부끄러운 선거"라며 "보궐선거를 하게 된 이유가 먼저 부끄럽고, 1년 조금 넘는 임기의 시장을 뽑기 위해 수백억원 우리 국민들의 혈세를 써야 한다는 것도 부끄럽다. 축제나 페스티벌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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