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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상륙하는 스포티파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가능성


입력 2020.12.30 08:29 수정 2020.12.30 08: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충분한 국내 음원 확보가 관건

국내 음원 시장에 '터닝포인트' 될 가능성 높아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2021년 상반기 국내 서비스 론칭 계획을 발표했다. 6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국내 론칭을 구체화하기 전 단계부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비롯해 케이팝(K-POP) 음원의 스트리밍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추세를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론칭 계획을 구체화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스포티파이가 케이팝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케이팝 이용자 청취 비중이 2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케이팝은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1800억 분 이상 스트리밍 됐고, 1억2000만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비즈니스 총괄(Freemium Business Officer) 알렉스 노스트룀(Alex Norström)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음악 산업의 파트너로서 한국의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음악이 아시아, 미국, 남미, 유럽, 중동 등 전 세계에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온 만큼, 다가올 한국 론칭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도 새로운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국내 팬들은 물론 전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스포티파이의 한국진출이 불러올 파장이 거세지 않은 거라는 시각도 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음원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애플뮤직도 충분한 음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현재까지도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 시장이 해외 팝보다 자국의 가요를 더 많이 소비하는 구조를 보이는 이상, 충분한 음원 확보는 스포티파이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국내에선 카카오M과 멜론, CJ와 지니뮤직 등 대형 음반 기획사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특수 관계를 맺고 있는 형태다. 국내 메이저 음원유통사 중 상당수가 스포티파이의 경쟁사격인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스포티파이와의 계약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 국내 음원 소비자들의 성향도 따져봐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주요 7개 스트리밍 서비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멜론(34.14%), 지니(23.10%), 플로(16.23%), 유튜브뮤직(14.39%), 바이브(6.90%), 벅스(3.98%), 네이버뮤직(1.26%) 순이다. 오래 전부터 음원 서비스를 시작한 멜론이 업계 1위를 오랜 기간 지켜오는 것을 되짚어 보면, 한국 이용자는 기존에 사용하는 음원 플랫폼을 쉽게 바꾸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스포티파이가 미칠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이 여전이 압도적인 이유는 ‘큐레이션’ 때문이다. 최근 국내 음원 플랫폼들도 실시간 음원차트의 부작용에 대한 업계의 불만을 받아들이면서 기존 차트 시스템을 개편, 자동 추천 등의 큐레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의 취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른 음악을 추천하는 스포티파이의 기능을 따라잡긴 아직 무리가 있다. 2008년 스웨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는 현재 79개국에 서비스 중이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스포티파이 사용자는 약 2억 7100만명에 달한다. 사용자가 많은 만큼 데이터가 쌓여 추천 목록이 매우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스포티파이의 등장을 반긴다. 케이팝의 성장과 함께 국내 음악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숙된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선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음악의 다양성 면에서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진출하면 분명 음원 시장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사재기 등의 이슈 이후 멜론의 소비자들이 타사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이 발생했다. 사용자 수를 봐도, 플랫폼 별 격차가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조화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평준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도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선 국내의 정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티파이가 한국 정서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접근할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도 국내 음원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후 얼마나 음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제작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늘 그렇듯 기존에 해왔던, 익숙한 것을 쓰려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 비중이 높은 한 대형기획사와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외의 유통사들은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협상 여부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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