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가치추구´ 보수신당 창당 시사

윤경원 기자

입력 2007.12.19 21:12  수정

대선 패배 인정, 이명박 당선자에 축하 인사

"한알의 씨앗, 떨어져 죽으면 꽃피우고 열매맺어"

“저는 이번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어떤 고난·시련이 닥치더라도 저는 이 길을 갈 것이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17일 대선패배와 상관없이 보수신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본격 재개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8시 20분경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3위에 그친 것으로 예측되자, 개표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국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다. 우리 사회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자유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색 양복차림에 연두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이 후보는 “저는 불과 40여일 전 제대로 준비도 못한 채 혈혈단신으로 이번 선거에 뛰어들었다”며 “요행수를 바라고 선거에 이기자고만 나온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자유와 선택, 기회 균등, 법치, 정직과 신뢰의 가치가 흔들리면 나라가 위험하게 된다. 지난 5년간 이 소중한 가치가 너무나 흔들렸다”며 “이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이 소중한 원칙 가치가 바로서고 반듯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고 싶었다”고 자신의 진심을 강조했다.

그는 “저 이회창, 한 알의 씨앗이 되려고 한다”면서 “떨어져 죽은 씨앗이 하나의 꽃을 피우고 무성한 열매를 맺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캠프 측은 “이 후보가 가치 추구의 보수신당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는 또 “핵심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새로운 보수의 움직임을 연대하는 역할을 하겠다. 가치 추구의 보수신당 운동을 지금 시작하겠다”며 “진정으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매력을 느끼고 찾아오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한나라당과 차별성을 두는 정당을 만들 것임을 밝혔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당선자’라고 호칭,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이번에도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말씀을 전한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지난 정권의 잘못을 확실히 바로잡아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나라당 옛 동지들, 지난 10년의 혹독한 세월을 잘 견뎌냈다. 부디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섬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서는 “하루속히 선거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통합에 온 힘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지난 10년 우리는 너무 많은 국력을 소비했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소비할 수 없다. 이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 대해 “지난 40여일간 과분하게도 저를 지지하고 격려해주신 국민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에 아무런 보답도 못한 채 이대로 떠나게 되니 제 마음 너무나 아프다. 아무것도 없는 저를 믿고 헌신적으로 따라준 동지여러분의 은혜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날 이 후보가 기자회견 장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이회창”을 연호하며 그에게 힘을 북돋기도 했다. 일부는 “창당 선언해주십시오”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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