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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성과주의로 미래 CEO 후보군 발탁...40대 전진배치(종합)


입력 2020.12.04 14:47 수정 2020.12.04 16:0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건엄 기자,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3인 대표 체제 유지 속 사장 3명-부사장 31명 승진

실적효과로 214명 '3년만에 최대'...반도체 2년 연속 여성전무

삼디·전기·SDS 등 계열사도 40대 젊은 인재로 세대교체 속도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10월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10월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삼성을 이끌 차세대 리더들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3인 대표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장 3명을 배출했고 부사장 31명 등 총 214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해 3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에서는 2년 연속 여성 전무가 배출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에서도 40대 젋은 인재 발탁으로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들이 지난 2일과 4일 양일간 단행한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 따르면 실적에 기반한 성과주의 기조가 유지된 가운데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도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응하면서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발탁해 나가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변화와 혁신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 삼성전자, 최고위층 ‘안정’·임원 ‘변화’ 바탕엔 성과주의


주력인 삼성전자의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변화였다. 지난 2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는 3인 대표이사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 가운데 3명의 사장 승진자가 배출됐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이상 사장) 등 대표이사 3인 체제는 변화가 없었다.


왼쪽부터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이상 사장).ⓒ삼성전자 왼쪽부터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이상 사장).ⓒ삼성전자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CE부문),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파운드리사업부장·이상 DS부문) 등 3명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그 수는 예년에 비해 적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와 사법리스크 장기화 여파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실을 감안해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최주선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와 삼성SDS(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가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지만 전임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어서 큰 변화로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4일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는 변화에 보다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속에서도 거둔 성과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하면서 향후 회사의 미래를 이끌 리더들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회사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등 총 214명의 승진을 발표했다. 올해 승진자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인사(221명) 이후 3년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 2018년 말과 올해 초 단행된 정기 임원 인사의 승진자 수가 각각 158명, 162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확실한 성과주의 기조가 유지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역대 최대인 67조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2년 만에 최대치인 12조3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이같은 성과주의에 기반한 대규모 인사는 회사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을 두텁게 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고승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구매팀장, 이강협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학상 무선사업부 NC개발팀장, 최승범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장, 이석준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황기현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 공정개발팀장 등 31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다양한 사업부에서 미래 최고경영자(CEO)군을 확보하게 됐다.


◆ 지속가능한 혁신 위한 새 인물 발탁...40대 전진배치


이러한 성과주의 원칙은 과감한 세대교체 인사로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중요한 것은 연령과 연차가 아닌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새 인물을 등용하는 과감한 발탁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인사에서 발탁 인사 규모는 총 25명으로 13명(2017년 말), 18명(2018년 말), 24명(올해 초) 등 매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성과가 우수하고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재들을 적극 발탁하고 있는 것인데 이에 따라 40대 인사들이 전진배치되고 있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CE영업팀장(전무·왼쪽)과 노강호 메모리사업부 소프트웨어(S/W)개발팀 상무.ⓒ삼성전자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CE영업팀장(전무·왼쪽)과 노강호 메모리사업부 소프트웨어(S/W)개발팀 상무.ⓒ삼성전자

이번에 전무로 승진한 정호진 한국총괄 CE영업팀장은 1971년생으로 49세다. CE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올해 코로나19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혁신 제품 마케팅 활동 강화를 통해 국내 CE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0대 초반 인사들도 대거 임원이라는 별을 달았다. 김민우 무선사업부 영업혁신그룹 상무(42), 최현호 종합기술원 유기소재랩 상무(41), 노강호 메모리사업부 소프트웨어(S/W)개발팀 상무(41)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 상무는 모바일 영업 및 전략 전문가로 글로벌 판매 전략 수립과 모바일 매출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노 상무는 스토리지용 펌웨어(Firmware) SW 전문성과 머신 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의 수명과 성능 등 신뢰성 향상 및 최적화에 기여한 공로를 각각 인정받았다.


또 최 상무는 유기소재, 광학물리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를 기반으로 차세대 블루 유기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소재 개발 등 OLED 소재 및 유기반도체 기술 확보에 기여한 점을 평가받았다.


40대 젊은 인재들의 전면 배치는 삼성전기와 삼성SDS 등 계열사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삼성SDS는 총 18명 중 14명이 40대였고 신규 임원 12명은 전원 40대로 세대교체를 강하게 내세웠다.


삼성전기는 올해 전체 16명의 임원 승진자 중 9명을 40대로 채웠다. 이 중 최연소는 이충은 상무로 1977년생(43세)이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재료 개발·기술 관련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주력제품 개발역량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40대 인사들의 전진 배치는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며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최고위 경영진과 임원진들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갭을 메워 미래 경영에 공백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적·성별 관계없어...여성·외국인 확대로 글로벌 경영


여성과 외국인 임원 승진자도 대거 배출되면서 능력만 입증되면 성별과 국적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는 의지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여성 승진자는 전무 5명, 상무 8명으로 40대가 주류를 이뤘다. 1979년생으로 만 41세인 이윤경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랩(Data Analytics Lab) 상무가 최연소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가운데 장순복 메모리사업부 컨트롤러개발팀(43)도 40대 초반의 나이에 상무를 달았다.


이윤경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랩(Data Analytics Lab) 상무(왼쪽)와 장순복 메모리사업부 컨트롤러개발팀 상무.ⓒ삼성전자 이윤경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랩(Data Analytics Lab) 상무(왼쪽)와 장순복 메모리사업부 컨트롤러개발팀 상무.ⓒ삼성전자

이윤경 상무는 SW 및 빅데이터 전문가로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자동 분석 시스템, AI 연구용 데이터 관리 시스템 개발 등 전사 데이터 운영체계 고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순복 상무는 스토리지 컨트롤러의 지식재산권(IP)과 저전력 설계 등 전문성을 보유한 여성 리더로 기업용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모바일용UFS((Universal Flash Storage) 제품의 기술 리더십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박진영 DS부문 경영지원실 구매팀 설비구매그룹장(49), 조인하 구주총괄 SENA법인장(이상 전무·46), 배희선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한국·중국PM그룹장, 전소영 무선사업부 해외지원그룹, 임아영 네트워크사업부 서남아BM그룹(46), 김은하 법무실 IP센터 라이센싱2그룹(49), 권기덕 경영지원실 기획팀 전략그룹(46) 등 40대 여성 인재들이 대거 발탁됐다.


박진영 DS부문 경영지원실 구매팀 설비구매그룹장(왼쪽)과 조인하 구주총괄 SENA법인장(이상 전무).ⓒ삼성전자 박진영 DS부문 경영지원실 구매팀 설비구매그룹장(왼쪽)과 조인하 구주총괄 SENA법인장(이상 전무).ⓒ삼성전자

박진영 전무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3년 도입한 '여성 공채'의 혜택을 받은 '여성 공채 2기' 출신으로 지난해 안수진 전무에 이어 DS부문 역대 두번째 여성 전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계열사에서도 여성 인재 발탁은 이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안나리 디스플레이 연구소 분석기술 팀장과 오은정 중소형사업부 개발담당이 임원으로 승진했고 삼성전기에서는 김태영 경영기획그룹장(47)이 상무를 달았다.


삼성SDS도 박정미 IT혁신사업부 대외BA그룹장과 윤효진 연구소 보안알고리즘팀장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임용하면서 경영진 구성에서의 다양성을 지속 유지했다. 과거 여성 부사장을 배출하기도 했던 삼성SDI도 이번 인사에서 방선희·유아름 등 여성 임원들을 선임했다.


외국인 임원들의 발탁도 이어졌다. 이번 인사에서 외국인 임원 중에서는 부사장 1명(스틴지아노 SEA법인(미국) CE 비즈니스장), 전무 1명(메노 반 덴 버그 SEBN법인장(네덜란드)), 상무 2명(세이슈 아라이 DS부문 일본총괄 영업팀장, 드미트리 카타셰브 SERC법인(러시아) CE B2C팀장) 등 총 4명이 승진했다.


이 중 드미트리 카타셰브는 40대 외국인 임원 발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그는 러시아 CE 영업 전문가로 러시아 프리미엄 TV 시장점유율 61% 달성과 라이프스타일 가전 매출 지속 확대 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성과 외국인 인재들의 적극 발탁은 글로벌 경영을 추진해야 현실에 부합하는 조치”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인재 발탁을 위한 성별과 국적에 관계없는 인사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2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4일 임원 인사로 올해 정기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고 다음주 중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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